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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질된 사외이사 제도 '신규선임 40%가 청와대 등 출신'

재벌 전횡을 감시하고 감독해야 하는 사외이사 제도, '정경유착 비호로 변질'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03/09 [15:07]

변질된 사외이사 제도 '신규선임 40%가 청와대 등 출신'

재벌 전횡을 감시하고 감독해야 하는 사외이사 제도, '정경유착 비호로 변질'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3/09 [15:07]
재벌들의 전횡을 감시하고 감독해야 하는 사외이사 제도가 고질적인 병폐중 하나인 정경유착을 비호하는 비정상적인 제도로 변질된지 오래다.
 
10대 재벌들이 올해도 예외 없이 신임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예년보다 더 노골적으로 청와대 등 권력기관 출신을 영입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0대 재벌 상장사들이 올해 재선임하거나 신규선임하는 감사와 감사위원 21명 중 권력기관 관계자 출신 인사는 9명으로 전체의 42.9%를 차지했다.
 
사외이사로 영입된 권력기관 출신들은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해 오다 퇴직 후 재벌들이 만들어준 사외이사 자리에서 관계 기관 후배들에게 '전관예우'를 내세우며 기업에 대한 사정을 방어하는 방패 막이로 나서게 된다.
 
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 재벌그룹들이 올 해 선임하는 신임 사외이사 10명 중 4명은 전직 청와대 수석이나 장차관, 검찰, 국세청, 공정위 등 권력기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가 있는 10대 재벌그룹 상장사 93개사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 또는 신규 선임하는 사외이사는 일부 중복 사례를 포함해 모두 126명이다. 출신 직업별로 보면 교수가 전체의 38.1%인 48명으로 가장 많다. 이밖에 기업인 22명, 공무원 11명과 장·차관 6명, 판·검사 11명과 변호사 5명, 국세청 9명, 금융감독원 3명, 공정거래위 3명 등이다.
 
이중 청와대 등 정부 고위관료나 국세청, 공정위, 금감원, 사법당국 등 소위 '권력 출신'은 46명으로 전체의 3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선임을 제외한 신규선임 사외이사들만 따질 경우에도 전체(69명)의 40.6%인 28명이 권력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과 SK가스는 나란히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LG상사는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은 SK텔레콤 사외이사로, 정동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은 롯데케미칼 사외이사로 내정됐다.
 
LG는 윤대희 전 대통령 경제정책수석비서관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SK가스는 신현수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재선임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허용석 전 관세청장을, 한화는 황의돈 전 육군 참모총장을 선택했다.
 
국세청 출신으로는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 롯데쇼핑으로, 이승재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은 SKC솔믹스, 임성균 전 광주지방국세청장은 HMC투자증권, 김용재 전 중부지방국세청 납세자 보호담당관이 롯데칠성음료 등에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다.
 
롯데손해보험은 강영구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삼성카드는 양성용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하며, 현대중공업은 이장영 전 한국금융연수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그룹별로는 롯데가 선임한 권력 및 그룹 관계자 출신 사외이사의 수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SK(12명), 현대차(10명), 삼성(6명), 한화(5명), LG(4명), 두산(3명) 등의 순이다.
이러한 문제는 올해 선임되는 감사 및 감사위원에서도 비슷한 실정이다.
 
삼성증권은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송경철 전 금감원 부원장을, SK C&C는 이용희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공사를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한다. 재계가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로 사외이사와 감사, 감사위원으로 채우는 것은 해마다 반복돼 온 일이지만 올해는 그러한 분위기가 더욱 노골적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검찰 수사와 국세청의 전방위 세무조사 등 압력이 강하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계속되면서 관련법도 강화되는 추세인 만큼 바람막이로써 권력 출신 사외이사와 감사 등을 다수 선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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