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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vs 비난...'칭찬도 과유불급'

어른고래에게는 칭찬이 효과적.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05/14 [15:40]

칭찬 vs 비난...'칭찬도 과유불급'

어른고래에게는 칭찬이 효과적.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5/14 [15:40]

독일생활 X년차... 이따금 까마득히 잊고있었던 한국 문화를 접하고는 '맞아, 그런 게 있었지!' 라면서 놀라곤 한다.


나는 남는 시간에 인터넷을 배회하면서 사람들이 써 놓은 것들을 읽곤 한다. 오늘 이런 이야기를 읽었다. 이제 막 스물 언저리 젊은 남자의 재수이야기다. 그는 고딩 때 공부를 등한히하다 재수를 했다. 재수기간 동안은 하루에 최소 9시간씩 공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수능을 봤다. 언수외만 가채점해 보고 놀러나갔다고 한다. 집에 돌아왔더니 아버지가 가채점 결과를 던지며 "너 뭐하는 놈이야" 라고 말하고, 어머니는 외면하더란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봐 놓고도 그런 반응이 나오니 섭섭했단다. 


나는 "너 뭐하는 놈이야" 라는 아버지의 대사가 나오는 부분에서 너무 깜짝 놀랐고, 무서웠다. 어니 어떻게 저런 짓을? 아버지가? 불과 1초가 채 지나기 전에 나는 그게 별로 특이한 광경이 아니라는 사실을, 내 성장환경도 별로 다르지 않았음을 떠올렸다. 


독일에서 나는 내가 살면서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굉장히 많이 경험했다. 그건 상냥함이었다. 칭찬이나 격려 같은 것들 말이다. 입에 발린 말이든 아니든 간에 일단 그런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괜찮아", "잘 했어", "충분해", "대단해!", "넌 뛰어나", "훌륭해" 이런 말들. 내가 벌써 이십대 후반을 달리고 있는 성인임에도. 그러니 어린아이, 청소년에게 어른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낯선 풍경이기는 커녕 너무나 자연스럽다. 나아가 설령 누가 뭘 사실은 별로 잘 하지 못했다 해도 어지간 하면 잘 했다고 해 주는 것이 예의인,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나는 느꼈다. 이것은 당연히 공부의 영역에 한정된 게 아니다. 애가 무엇을 하건 간에 정말로 시간낭비로 밖에는 볼 수 없는 일이나 술 담배 마약 따위가 아닌 뭔가를 하고, 그게 대단히 뛰어나지 않더라도 어떤 성과나 결과물을 내면 감탄해주고 칭찬해주는 모습이 일상적이다. 

 
한국은 어떨까? 한 명의 사람이 경험하는 세계는 매우 좁을 수밖에 없음은 분명히 인정하고 하는 얘기지만, 내가 겪은 바에 의하면, 걸음마 떼고 말을 하기 시작하는 시기를 지나면 칭찬이나 격려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우리 문화가 아닌가 싶다. 서연고서성한 레벨, 그러니까 초등학교 중학교에서는 학급에서 1~2등, 고등학교는 평준화냐 아니냐, 특목고냐 자사고냐 일반고냐 따위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튼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들어갈 정도가 아니면 감히 공부 잘 한다는 칭찬은 아무도 들을 기대도 하지 않고 '감히' 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또, 공부 외의 활동은 대단히 뛰어나게 잘 하는 경우가 아니면 칭찬의 대상이 되기는 커녕 하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로 취급되기 일쑤이다.


나는 이런 사정이 나같은 어정쩡한 중위권 (?) 가정 환경에서 뿐만이 아니라 최상위권부터 (이걸 가지고 중위권이니 취상위권이니 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게 별로 마뜩치는 않지만 달리 쓸 말이 없다.) 저 아래까지 다 비슷비슷하리라고 생각한다. 성적이 중간 이하로 처지는 애들은 애들을 최소 지방 국립대에라도 보내려는 부모로부터 계속해서 꾸중과 질책을 받을 것이고, 중상위권인 애들은 수도권이라도 보내려는 등쌀에... 상위권 애들은 인서울 시켜보려는 채근에... 최상위권 애들은 설카포 보내려는 욕심에 다 비슷비슷하게 시달리고 있을거라는 게 내 예상이다. 그리고 이 예상은 그냥 막 던지는 건 아니고, 적어도 나라는 한 사람의 경험에 의하면 단 한 건의 예외도 본 적이 없기 떄문에 하는 것이다. 


이런 문화의 차이가 어떤 추가적인 차이를 초래할까?


무엇보다도 먼저 주목해야할 차이는 행복도가 아닐까 싶다. 칭찬받으면 기분이 좋다. 자명한 이치다. 나이가 어릴 수록 더 그럴 것이다. 계속해서 더, 더, 더 많은 것을 요구받고, 요구에 잘 부응하지 못하면 비난과 질책이 쏟아질 뿐인 그런 상황은 행복도를 떨어트릴 것이다.


두 번째. 예전에 아래의 이미지가 넷상에서 많이 유통됐었던 적이 있다.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5942037 


사람이 행위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옳게, 적절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믿음, 즉 자신감이 필요하다. 지나치면 꼴불견이 되겠지만, 너무 부족하면 행위의 불가능성에 삼켜지게 된다. 칭찬과 격려, 지지보다 비난과 질타가 압도적으로 큰 물량으로 주어지는 경우에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태도가 강화될 것이다. 


또, 비난만 받고 자란 사람은 질투하는 성질이 강해지기 쉽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인정과 칭찬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자존심이 낮고 언제나 남을 깎아내리고 헐뜯는 데 몰두한다. 인정을 위해 어떤 절대적이고 확고한 참조점이나 기준을 찾으려고 애쓰며, 자신이 충족시키는 기준을 강화하고 두둔하는데 열중하고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비웃는 데에 열정적으로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예를들어서 대학교 서열이라는 기준을 그런 식으로 움켜쥔 사람은 눈이 벌개져서 "설카포 미만 잡" 이라는, 자신이 신봉하는 교리를 설파하는 데 열중할 수도 있다.

 

어떤 이는 동양인이야말로 가장 진화한 인종이라는 설에 매달린다. 어떤 남자는 남성은 우월하고 여성은 열등하다는 이론(?)에 집착한다. (물론 반대 성별의 경우도 있다.) 충분한 인정이 주어지지 않았기 떄문에 어떻게든 그것을 보상하고자 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것 아닐까? 이런 메카니즘이 있다고 가정하면 흔히 '족쇄자랑' 이라고 일컬어지는 행동들도 그것으로 설명이 된다. 주어진 요구를 좀 잘 수행했다 싶으면 이것을 자존감의 재료로 삼기 위해서 주어진 요구를 정당한 것으로 만들고 그것을 수행하지 못한(혹은 안 한) 사람들을 쓰레기로 매도해야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는 것이다.

 

"어휴, 맨큐의 경제학도 안 읽으셨어요? ㅉㅉ 무식에도 정도가 있는 법인데..." 와 같은 태도라든지 "XX대? 그것도 대학이라고..." 와 같은 태도라든지, "그렇게 인생에 목표가 없어서야 어디 되겠어요? 나는 목표 제대로 갖고있는데~" 와 같은 태도라든지, 기타등등... 결국 서로를 상처입히고 서로의 행복을 갈아낼 뿐이다. 


이런 문화가 형성되는 데에는 경제적인 요소도 한 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지방 사년제라도, 지방 국립대라도, 수도권 대학에라도, 서울에라도 보내려고 애들을 을러대는 데에는 지금 채찍을 휘둘러서라도 공부시키지 않으면 평생 헤어나올 수 없는 지옥의 노예생활을 피할 길이 없다는 부모들의 삶의 경험이라는 사정이 있다. 엇그제 올린 헬조선 글에 나오는 그런 사정 말이다. 


경제적인 조건만 가지고도 헬조선 썰을 사흘밤낮 풀 수 있겠지만, 이런 문화적인 요소도 한국을 지옥불반도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문화적 요소가 경제적 기반 위에서 형성되는 것이라면, 개선의 열쇠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지간히 서로를 비슷비슷하다고 여길 수 있는 경제적 평등의 실현이 아닐까? 흔히 한국 사람들은 남과의 비교에 열중하는 특징을 갖고있다고들 말한다. "남들 다 30평형 아파트 사는데...", "남들 다 자차 있는데...", "남들 자식은 다 서울대 연고대 가는데...", "남들 자식들은 다 시집장가 잘만 가는데...", "남들 부모는 다 대학 등록금은 대 주는데...", "남들 다 월 200은 받는데..." 기타등등... 많은 한국인들 스스로가 이런 것을 흉보지만 세월이 흘러도 별로 달라지는 것 같지는 않다. 만약 이것이 바뀔 수 없는 성질이라면 촘촘하게 계단지어진 계층들을 되도록 지워내고 모두를 비슷비슷하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 아닐런지. 


처음 언급했던 젊은이는 서강대에 입학했다. 그만큼 했으면 칭찬좀 해 주지 그랬소, 아비양반. 그 정도 성적에 너 뭐하는 놈이야는 한국인 치고도 정도가 좀 지나쳤다. 

 

  티나   

            
참ᆢ어려운 이슈입니다ᆞ대체로 동의합니다만ᆢ

너 뭐하는 놈이야?-> 네게 큰 기대를 했는데 실망이 크구나.
그거 밖에 못해?-> 좀 더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1. 음성언어를 통해 들리는 표면적 메시지에 집중    
이면적 메시지를 읽어내기에는ᆢ (내공부족ᆞ이해부족ᆞ공감부족ᆢ)
 
2. 나(I. Ich) 주어 사용 언어문화권인 서양식 언어 세대와  주어 없이 삭제가 빈번한  앞 세대와의 차이
 
3. 자식을 개별화ᆞ객관적 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는 한국적 사고로 빈번히 타인의 감정을 침범했던 부모로부터 배운대로 함

언어는 정신의 도구  (tool  of  mind  ) 이므로 단순 언어습관만의 문제가 아니고 그러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롭고 깊은 관계가 될 때에 비로소 그 언어를 이해가능
 
사족ㅡ  칭찬도 과유불급이라는 점.
 
어른고래에게는 칭찬이 효과적.  
다만 아기고래에게는 교육적으로는 빈번한 칭찬은 차라리 독이 된다는 연구결과,
칭찬보다는 격려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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