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에게 지속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하며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고발당한 만화가 윤서인 씨를 불송치 했다.

▲ 친일 만화가 윤서인이 지난 2021년 1월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친일파 자손들과 독립운동가 자손들을 비교하는 게시물   © 윤서인 페이스북 캡쳐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 (부장검사 구태연)는 11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독립유공자 후손 463명과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으로부터 고소·고발당한 윤 씨를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혐의 없음’ 처분했다.

앞서 윤 씨는 지난해 1월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일파와 독립운동가 후손을 비교하는 사진과 함께 “친일파 후손들이 저렇게 열심히 살 동안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도대체 뭘 한 걸까? 소위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라는 글을 게재했다.

▲ 독립유공자들 후손들이 자신을 고소하겠다고 예고하자 고소일 전날인 2021년 2월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롱성 글을 남긴 윤서인    © 윤서인 페이스북 캡쳐

관련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윤 씨는 “논란이 된 제 글은 너무 짧게 쓴게 실수”라며 “표현이 부족해서 오해를 불렀다”고 사과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그에 대한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고소 소식이 전해지자 고소 하루 전날인 2021년 2월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 윤서인 소장 넣으면서 북 치고 장구 치고 관심 받아야 할 누구 우울하겠넹ㅋㅋㅋㅋ”이라는 조롱성 코멘트를 달기도 했다.

검찰은 이번 윤 씨 불송치에 대해 “게시글과 사진만으로 사진상 집에 거주하는 독립운동가 후손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가 포함돼있지 않다”고 판단했으며 또 윤 씨가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이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거 또는 현재의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윤 씨의 개인적 의견표명이나 논평에 불과하다”고 결론 내렸다.

아울러 “윤 씨의 행위를 고소인들에 대한 명예훼손 행위로 인정하기 어렵고, 특정 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고의도 단정하기 어려우며 피의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독립운동가 또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이라는 표현만으로 고소인들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는 집단표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무례한 표현으로 볼 수 있지만 모욕적인 언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독립유공자 후손 463명을 대리해 해당사건을 진행했던 광복회 고문변호사인 정철승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는 “(해당사건은) 경찰에서 작년 8월30일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에 해당된다면서 검찰에 송치를 했는데 검찰에서 10달 동안 가지고 있다가 죄가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 결론을 내어버렸다”면서 분노했다.

또 ‘윤 씨 게시물을 통해 모욕당하는 독립운동가 후손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는 구체적 정보가 포함돼있지 않다’고 판단한 검찰에 대해 “가난하지 않은 독립 운동가들은 없었다. 독립 운동가들이 대충대충 살았던 사람이 아닌가‘하는 얘기 자체가 전체 독립운동가들을 특정해서 조롱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정 변호사는 윤 씨에 대한 이번 검찰의 불송치건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도 윤 씨가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망언과 모욕적 행태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계속 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 변호사는 윤 씨가 지난해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대전 현충원에 안장된 홍범도 장군에 대해 “대한민국 건국을 위해 한 일이 도대체 뭔데 평생 공산주의밖에 모르던 소련 공산당원”이라고 자신의 SNS 게시글을 통해 비난한 것에 대해서도 공익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