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윤재식 기자] '이게 나라냐’ 등 반정부 시위 구호 등을 북한이 직접 복수의 민주노총 사무실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자들에게 내려 보냈다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문화일보 등 보수성향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 지난 2020년 10월28일 국회를 방문해 시정연설을 하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게 나라냐'라는 반정부 시위 구호 피켓을 들며 항의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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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등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과 경찰청이 지난 1~2월 민노총 사무실과 산하 노조 사무실, 과계자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 수색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한 결과 이 가은 북한 지령문 등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매체들은 '방첩 수사 당국의 말을 빌려 북한 지령문에 적힌 반정부 구호가 실제 국내 일부 단체의 투쟁 구호와 현수막 문구로 사용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해 10월 핼러윈 참사 이후에 북한은 ‘이게 나라냐’ ‘국민이 죽어간다’ 등 반정부 시위 구호를 직접 적어 내려보냈다'고 보도했다.
▲ 지난 2020년 10월28일 김은혜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이게 나라냐'가 써 있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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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북한 지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또 간첩단 조작’과 ‘역시 북한의 사주’라는 반응 둘로 나뉘고 있지만 정부가 내부 정세를 타파하기 위해 또 북한을 이용한 조작이라고 보는 쪽이 조금 더 우세한 상황이다.
조작이라고 보는 측은 “무슨 80년대 간첩단 사건 조사하냐?” “또 북한 타령이냐” “아직도 반공타령이냐” “이런 기사 믿는 사람이 있다는게 더 신기”라며 주로 예전 군사정권 시절 반공을 국시로 하던 때로 돌아갔다며 한탄하는 의견이 많았다.
▲ 해당 내용이 보도된 조선일보 기사에 달린 댓글들 ©인터넷 댓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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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당 보도를 한 조선일보를 비판하는 댓글들도 다수 달렸는데 “항상 조작사건에 매국노 조선이 앞장선다” “출처가 궁금했는데 역시 조선일보네 쯧쯧” “조선일보 용산 대통령실에 친일 지령” “천황폐하 만세 정신 살아있는 조선인가?” 등 비슷한 취지의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네티즌들은 북한 쪽에서 직접 적어 내려 보냈다는 반정부 시위 구호 ‘이게 나라냐’는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이 먼저 사용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 국민의힘 '이게 나라냐' 문구가 적힌 구호를 들고 2020년 10월28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시위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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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민의힘은 지난 2020년10월28일 국회에서 진행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이게 나라냐’ 등의 반정부 시위 구호가 쓰인 피켓을 들고 문 대통령을 향해 항의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