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亞, 김건희 직격 "4.10 총선 변심에 가장 큰 영향은 디올백 수수""尹, 검찰 수사 지휘부 최측근 교체, 대국민 사과 뒤엎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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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는데도 영부인 김건희씨는 21일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에 참석 하는 등 보란 듯 단독행보에 나섰다. 명품백 수수 논란 후 5개월 동안 잠적하더니 단 한 마디의 입장 표명도 없이 캄보디아 정상 오찬 참석을 기화로 더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23일 보수언론 '동아일보'가 김씨의 이런 행보에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김순덕 대기자는 김건희씨를 두고 "남편 잘 만나 수사도, 처벌도 안 받는다"라며 "과거 대통령 탄핵 때 외치던 이게 나라냐 소리가 절로 나올 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기자는 <'검사 위에 여사' 나라, 부끄럽다> 제목의 칼럼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선물한 책을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웠다는 주민을 소환한다는 뉴스에 내 첫 느낌은 '에고, 겁나겠다'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김씨의 거주지 아크로비스타 주민인 권성희 변호사가 '4402'라는 음성을 듣고 사사공의(사사로움을 버리고 공의를 택하라는 뜻)로 해석해 김건희씨가 최 목사로부터 선물받은 책을 언론에 제보하기로 결정한 것을 언급하면서 "보통 사람도 이럴진대 윤 대통령은 사사로움 때문에 공의를 버리는 듯한 모습"이라며 윤 대통령의 처신을 비판했다.
김 대기자는 "'윤석열의 사전엔 내로남불은 없을 것'이라고 2021년 11월 5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수락하며 연설하더니, 자신이 당했던 '총장 패스 인사' 판박이로 김 여사 관련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싹 갈아버렸다"라며 "김 여사 문제는 이번 총선에서 국힘 참패에 큰 영향을 미친 데다 앞으로 우리 삶도 좌우할 수 있어 그냥 넘기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21년 김건희씨가 본 매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한 통화에서 "내가 권력을 잡으면 거긴 무사하지 못할 거야. 권력이라는 게 우리가 안 시켜도 검찰이 알아서 입건해요. 그래서 무서운 거지"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했다. 김 대기자는 "'내'가 권력을 잡는다는 인식도 위험하지만 권력의 주구라는 검찰 권력에 대한 통찰은 더욱 섬뜩하다"라고 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김씨에 대한 베테랑 언론인의 평가다.
김 대기자는 또 '동아시아연구원 민주주의연구센터' 소장 강원택 서울대 교수가 지난 4월 24일 발표한 연구 내용을 근거로 "2022년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찍었으나 4·10총선에서 민주당 지지로 변심한 이들, 특히 수도권 유권자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이슈가 디올백 문제였다"라며 "이종섭-황상무 논란, 물가 상승, 의사 파업은 그다음 문제였다"라고 단언했다.
23일 올라온 김순덕 동아일보 대기자 칼럼과 서울의소리 영상 갈무리
김 대기자는 "물론 윤 대통령은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을 사과하긴 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어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라며 "그러고는 검찰 수사 지휘부를 측근으로 교체한 것은 대국민 사과를 뒤엎은 것과 다름없다"라고 쏘아붙였다.
최근 불거졌던 비선 논란도 짚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관저 정치'가 깊어지고 국힘이 총선에 패배한 뒤, 비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불길하기 짝이 없다"라며 "박영선·양정철 기용설이 나오고 함성득-임혁백이 대통령의 '이재명 대통령 밀어주기 거래' 같은 발언을 밝혔는데 부부모임을 하는 사이라는 것도 공교롭다. 이 때문에 용산 근처에선 VIP1, 2를 넘어 'VIP제로' '대리 격노' 소리가 공공연히 나오는 것"이라며 김건희씨가 사실상 윤석열 정권의 최고실세로 불리는 이유를 따져 들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론에는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을 지칭하는 '개딸'을 언급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김 대기자는 "야권에선 마침내 탄핵을 공식 거론했지만 '개딸들의 나라'는 지금보다 더 비민주적이고 끔찍할 것이 틀림없다"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지지자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지도자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라고 윤 대통령의 처신에 거듭 쐐기를 박았다. 김 대기자는 끝으로 "아쉬운 대로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 설치라도 서두르길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김건희씨로 인한 보수정권의 몰락에 대한 깊은 우려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