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건희를 소환해 조사한 보도가 나가자, 야당은 검찰이 검건희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도 그럴 것이 검찰은 김건희 소환을 이원석 검찰총장에게도 알리지 않고 중앙지검 단독으로 진행했다. 만약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알리면 조사 장소가 바뀔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이 김건희를 소환한 게 아니라, 김건희가 검찰을 소환한 것
중앙지검은 검사장 출신들도 모르는 제3의 장소에서 김건희를 조사했다. 그것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수수 두 사건에 조사한 시간은 겨우 12시간이었다. 쉬는 시간, 식사 시간, 조서 검토 시간 등을 빼면 한 사건 당 3시간 정도 조사했다는 뜻이다. 과연 그 엄청난 사건을 3시간 만에 조사할 수 있을까? 야당 같으면 한 사건에 12시간 넘게 조사했을 것이다. 이것 하나만 봐도 이번 소환 조사가 얼마나 요식행위인지 알 수 있다. 원래는 주가조작만 수사하려다 이왕에 부른 것 명품수수 수사도 했다는 말엔 실소가 흘러나온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김건희를 소환한 게 아니라 김건희가 검찰을 소환한 격이라고 일갈했다. 피의자나 참고인이 조사 일시, 장소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특혜다. 그렇다면 그동안 정중동 자세를 취하고 있던 검찰이 갑자기 김건희를 소환해 조사한 이유는 뭘까?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갑자기 김건희 소환해 조사한 이유
(1) 야당의 집요한 특검 요구
총선에서 역대급 압승을 거둔 야당은 22대 국회가 시작되자 가장 먼저 채상병 특검을 의결했지만 윤석열이 다시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자 야당이 김건희 종합특검을 빼들었다. 김건희는 윤석열의 부인이므로 야당이 의결한 특검법을 윤석열이 또 거부하면 이해충돌 논란이 일 수 있고, 윤석열이 가족 비리도 거부권을 행사해 덮으려한다는 여론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2)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범 이종호 부각 부담
이번 조사에는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혐의도 포함되었는데, 그동안 쏟아져 나온 증거가 너무 많아 검찰도 조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더구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주범으로 통하는 이종호가 채상병 수사외압에도 개입한 녹취가 공개되어 용산이 긴장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용산은 이종호 게이트가 더 이상 확대되기 전에 김건희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려 했던 것 같다. 즉 두 사건 모두 무혐의로 종결하면 더 이상 사건이 확대되지 않을 거라고 착각한 것이다. 하지만 그건 용산의 마음일 뿐, 이종호 게이트는 야당이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이다. 거기에 대한민국 기득권 카르텔이 모두 모여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부토건 주가가 5배로 상승할 때 누가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했는가를 확인하면 꼬리는 쉽게 잡힐 수 있다.
(3) 명품수수로 총선 참패, 여론 악화
검찰이 김건희를 소환해 조사한 세 번째 이유는, 총선 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쳤다는 김건희의 명품수수 사건을 이참에 털고 가자는 계산 때문으로 보인다. 즉 김건희가 명품을 받은 것은 잘못이지만 즉각 반환 지시를 했는데, 행정관이 깜빡해 반환이 늦추어졌다고 둘러댈 셈인 것이다. 그러나 용산과 국힘당이 “명품 선물은 국가기록이므로 반환하면 국고횡령이”라고 했으므로 이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슨 놈의 ‘깜빡’을 일 년 넘게 하는가? 그리고 명품수수는 청탁금지법뿐만 아니라, 알선수재와 뇌물죄에도 해당한다.
(4) 2차 녹취에서 드러난 삼부토건 가장 크게 작용한 듯
검찰이 김건희를 소환해 조사한 네 번째 이유는, 김규현 변호사가 제보한 2차 녹취에 이종호가 다시 등장하고 거기 ‘삼부’란 말이 들어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서 삼부는 ‘삼부토건’으로 윤석열과 김건희를 연결시켜주었다는 조남옥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그런데 그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자로 선정되어 한때 주가가 5배로 뛰었다. 윤석열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젤렌스키 부인이 한국을 방문해 김건희를 만난 후 관련 주가가 상한선까지 폭등한 것이다. 이게 우연일까?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주범인 이종호가 삼부토건 주가에도 개입한 게 드러나면 이는 이종호 게이트로 정국이 다시 한번 출렁일 것이다. 이게 가장 크게 부담이 되어 검찰이 우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조사 먼저 해 김건희에게 면죄부를 주려한 것 같다. 하지만 이것 역시 김건희 종합 특검 때 최대 이슈로 부각될 것이다.
(5) 한동훈에게 부담 덜어주려는 꼼수
한편으론 검찰이 부랴부랴 김건희를 소환해 조사한 것은, 한동훈이 국힘당 대표가 되었을 때 느낄 부담을 덜어주려는 꼼수가 숨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동훈이 당대표가 되면 채상병 특검 및 김건희 특검에 대한 야당의 압력을 받을 텐데, 검찰이 미리 방어막을 쳐주자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한동훈이 설령 국힘당 대표가 된다 해도 예상대로 윤석열과 대립각을 세우기는 힘들 것이다. 오히려 검찰 조사를 바탕으로 특검 불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올지도 모른다. 용산에 대들 배짱도 없는 한동훈도 결국 용산이 제시한 ‘딜’에 굴복하고 차기 대권 가도를 보장 받으려 할 것이다.
이재명, 조국 구속시켜 야당 분열 노릴 것
한편 검찰은 이재명, 조국 수사에 박차를 가해 결국 두 사람을 구속하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야당이 분열될 것이라 본 것이다. 하지만 그건 민심을 모르는 검찰의 오판일 뿐, 만약 검찰이 이재명, 조국을 구속시키고 김건희는 대충 봐주면 내란 수준의 국민적 저항 운동이 벌어질 것이다.
수구들은 야당이 폭력적 수단으로 집회를 열 것을 은근히 기대할 수도 있다. 그래야 탄압의 명분이 생기고, 경우에 따라 군부대까지 동원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국민들이 그따위 협박에 굴복할 사람들인가? 그 경우 동원된 군대, 경찰도 국민 편에 서게 될 것이다.
수구들은 이재명, 조국만 제거하면 야당이 구심점을 잃고 분열될 것이라 판단한지 모르지만, 그건 민심을 전혀 모르는 그들만의 착각이다. 검찰과 국힘당이 한정 없이 윤석열과 김건희를 비호할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당근과 채찍’도 한계가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민심이다. ‘민심의 단두대’엔 자비가 없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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