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만 민생 말하나"..대통령 관저에 들어선 '드레스룸과 사우나'"드레스룸과 사우나 시설이 대통령의 직무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밝히라"
|
사진 왼쪽은 2022년 외교부 장관 관사 때 위성사진이며, 오른쪽은 2024년 대통령 관저가 들어선 구글어스 위성사진이다. 2년 사이 신고된 두번의 증축 이외에도 건물 3채가 더 확인된다. ①번 건물은 '사우나' ②번 건물은 '드레스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또다른 시설물이 증축된 것과 관련해 "대통령 관저에 드레스룸과 사우나 시설이라니, 아방궁이라도 만들려고 하는가?"라며 "모두 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명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민수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 관저 증축 공사의 실체가 드러났다. 불법논란에, 증축의 목적도 꽁꽁 숨겼봤지만 오늘 결국 언론 보도를 통해 증축 시설 중 일부가 드레스룸과 사우나 시설이었음이 드러났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아울러 "입으로는 민생을 말하고 국민께는 셀 수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달라고 요청해 왔던 윤석열 정부"라며 "그런데 이런 국가경제 위기 앞에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세금으로 아방궁을 꾸미고 있었다니 참담한 심정을 다스릴 수 없을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불법 논란에 휩싸였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약 14평 규모의 증축 공사는 법인등기도 없는 무자격 업체 C사의 드레스룸과 사우나 시설 설치 공사였다.
C사는 제주도 제주시에 본점을 둔 업체로 직원 수는 총 5명이며, 지난해 영업이익은 5495만 원에 불과했다. 제주시에 있는 법인등기도 없던 영세업체가 용산 대통령 관저의 공사 계약을 어떻게 따냈을까. 이 업체의 대표는 인테리어 시공업체 B사 대표의 남편으로, B사 대표는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전시 후원 업체에서 3차례나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사가 증축을 할 수 있었던 연결고리는 결국 영부인 김건희씨의 친분 말고는 설명할 수 없는 대목이다.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 비용이 간접 비용까지 따지면 최대 1조 원대로 추정되면서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또다시 세금을 투입해 직무와 연관이 전혀 없는 공사를 벌여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매체는 대통령실과 행안부에 이에 대해 입장을 묻는 질문을 보냈지만, 모두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국민의 혈세를 개인 쌈짓돈처럼 펑펑 써대고 있다는 점은 익히 알고 있었다"라며 "하지만 드레스룸과 사우나 시설이라니,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관저를 아방궁으로 만들려고 한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2023년 역대급 세수 부족 사태에 이어 올해 상반기는 전년 보다도 세수가 10조원이나 덜 걷혔다.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03조 원 가까이 적자를 기록했다"라고 덧붙였다.
한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엄중히 경고합니다"라며 "대체 드레스룸과 사우나 시설이 대통령의 직무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밝히시라. 또한 김건희 여사 지인으로 추측되는 업체와의 깜깜이 계약과 불법 증축에 대해서도 소명하시라"고 촉구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에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에 자리 잡은 것은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과 더 많이 소통하기 위함 아니었나"라며 "국가 안보와 직결되지 않는 사안까지 국민과 국회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기를 거부하며 또 다른 구중궁궐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초심을 완전히 잃은 것 같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겨레'도 지난 12일 대통령 관저 공사 불법 의혹을 다룬 기사에서 "관저 리모델링 공사에는 수십억원 세금이 투입됐지만, ‘국가보안’이라는 이유로 베일에 싸여 있다. 어느 업체가 공사를 진행했는지 조달청 자료에도, 행정안전부 자료에도 나와 있지 않다. 다만, 등기부등본을 통해 주거동 2층에 약 45㎡(14평)가 증축된 사실만 파악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2022년 10월12일 감사원에 대통령실 및 관저 공사 불법 의혹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1년8개월이 경과한 2024년 현재까지 감사 심의를 6차례 연장하며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