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MBC  © 서울의소리

19일 심우정 검찰총장이 새 임기를 시작한다. 관건은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에서 ‘전주’ 손모 씨가 방조 혐의로 1심 무죄와 달리 2심에선 유죄가 나온 게 변수다. 용산과 국힘당은 손모 씨와 김건희는 경우가 다르다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손모 씨의 경우 거기에 가담함으로써 그 분들의 시세조종 행위를 도와준 혐의 때문에 방조죄가 성립된 것이지만, 김건희 여사는 그런 사람들하고 교류·의사전달이 전혀 없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도 없고, 또 그 주가조작에 나선 주범들이 김건희 여사와 소통을 하고 연락을 했다는 그런 이야기도 없다. 이것이 방조행위라고 하려면 적어도 시세조종 행위를 알고 도와준다는 의사가 있어야 되는데, 그런 데 대한 증거가 전혀 없다.“

하지만 용산과 국힘당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탄핵된다.

(1) 판결문에 김건희 이름 87번 명시, 계좌 4개 동원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에 대해 선고한 항소심 판결문에 김건희라는 이름이 87번 등장했다. 단순한 투자가라면 이름이 판결문에 87번 등장할 수 있을까? 항소심도 1심과 마찬가지로 김건희 계좌 3개와 최은순 계좌 1개가 주가조작에 동원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용산과 국힘당은 그냥 돈을 맡겼다고 하지만 그와 관련된 증서가 없다. 돈을 맡겼으면 증서를 만들었을 것이고, 이익을 볼 때 어떤 방식으로 분배하는지도 명시되어 있어야 정상이다. 그런 거액을 맡기고도 아무런 증서를 남기지 않을 수 있는가? 나중에 ‘선수’들이 돈 안 받았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2) 쳬결됐죠?

2010년 10월28일 통화에서 대신증권 담당자가 “10만주 냈고” “그거 누가 가져가네요”라고 하자 김건희가 “아, 체결됐죠?”라고 물었고, 담당자는 “예, 토러스 이쪽에서 가져가네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김건희가 “그럼 얼마 남은 거죠?”라고 물었고, 담당자가 “이제 8만 개 남은 거죠”라고 하자 김건희가 “아니, 나머지 금액이 어떻게 되냐고요. 지금 판 금액이요”라고 물었다. 김건희가 “체결됐죠?” 하고 물은 것은 그 주식을 누가 사갔는지 알았다는 방증이다.

(3) 3300에 8만 개 때려주셈

2010년 11월 1일 대신증권 담당자가 “방금 도이치모터스 8만주 다 매도됐습니다”라고 하자 김건희가 “예.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주가조작 일당 간에 “3300에 8만개 때려달라” 등 문자 메시지가 오간 직후 김건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8만주가 3300원에 매도 주문이 나왔다. 통화는 이 거래 직후 이뤄진 것이다. 단순히 돈을 맡겼다면 이런 구체적인 지시를 할 필요가 없다.

(4) “그분한테 전화 들어왔죠?“, ”또 전화 왔어요? 사라고?”

김건희는 1월25일 신한투자증권 담당자와 통화하면서 “그분한테 전화 들어왔죠?”라고 말했다. 1월26일에는 담당자가 “지금 2440원까지 8000주 샀고요 추가로”라고 하자 김건희가 “또 전화 왔어요? 사라고?”라고 했다. 담당자가 “네네. 추가로 2440원까지 그렇게 사겠습니다”라고 하자 김건희는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김건희가 “그분한테 전화 들어왔죠?”라고 물은 것은 통정거래를 했다는 것을 스스로 폭로한 것이다. 그런데 그분이 누구일까? 그분이 김건희의 지인이라면 이건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다.

(5) 김건희와 최은순 23억 수익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건희와 최은순이 이 주가조작으로 23억을 벌었다는 게 검찰이 낸 보고서에도 명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손모 씨는 1억을 손해보고도 방조죄로 유죄를 받았는데, 23억을 벌고도 이게 방조죄도 아니라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특히 녹취록에 나오는 “체결됐죠?”, “그분한테 전화 들어왔죠?” 등의 말은 김건희가 주가조작 세력의 시세조종 행위를 당시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6) 권오수와의 관계

김건희가 주가조작에 가담했는지의 여부는 김건희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무슨 관계인가도 매우 중요한데, 그동안 나온 여러 정황을 보면 두 사람은 매우 밀접한 관계다. 법원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주가조작 세력을 이용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김건희와 최은순의 계좌를 활용했다고 보고 있다. 권오수는 최은순의 계좌로 주식거래를 할 당시 최은순의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까지 따로 받았다. 서로 잘 모르는 사이라면 비밀번호를 알려주겠는가?

특검을 거부한 자가 범인

권오수는 김건희의 초청으로 대통령 취임식 때도 참석했다. 거기에 문제의 이종호도 개입되어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은 검찰 수사만으론 부족하다. 반드시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윤석열은 대선 때 “특검을 거부한 자가 범인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는 윤석열이 범인인가?

항소심은 주가조작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나 예견만으로도 방조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김건희가 미필적으로나마 시세조종 사실을 알았는지가 기소 및 유죄 여부 판단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러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김건희에게 무혐의를 내리면 김건희 종합 특검 여론이 더 높아질 것이다.

검찰이 4년 동안 수사 결과 발표하지 못한 이유

김건희 측은 “주가조작꾼들에게 속아 계좌가 활용당한 것이지, 주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그게 사실이면 왜 검찰이 4년이 넘도록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겠는가? 검찰이 스스로 생각해 봐도 이걸 무혐의로 했다간 나중에 자신들이 다칠지 몰라 우려하는 것 아니겠는가? 실제로 특검이 벌어지면 그동안 김건희를 비호했던 검사들은 직무유기, 직권남용으로 처벌될 것이다.

김건희의 도치이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검찰도 함부로 무혐의로 종결하지 못할 정도로 증거가 넘친다. 덮자니 나중에 자신들이 당할 것 같고, 기소해 유죄를 내리게 하자니 당장 직책과 목숨이 위험하니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왕이면 정의롭게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 그래야 후사라도 기대할 수 있으니까. 윤석열 정권은 곧 민심의 단두대에 서게 될 것이다. 검사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민심에 복무하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