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가 19일 김건희 공천개입에 관한 후속 보도를 한 가운데, 이준석의 태도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이준석이 이 사건을 두고 애매모호하게 말한 바람에 불똥이 개혁신당으로 튀는 형국이다. 후속 보도 내용 중에 김영선 전 의원이 김건희와 관련해 폭로를 하는 조건으로 개혁신당에 비례대표 1번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뉴스토마토의 후속 보도를 바탕으로 이 사건의 실제를 추적해 본다.
뉴스토마토 기사 바탕 사건 순서 정리
(1) 2022년 경남 창원·의창 재보선에서 친윤이 미는 검사 출신이 탈락하고 엉뚱하게 김영선 의원이 공천되었는데, 이때 김건희와 잘 아는 사이인 명태균의 역할이 있었다. 당시 국힘당 대표는 이준석이었고, 윤상현이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뉴스토마토 보도가 나간 후 공교롭게도 이준석과 윤상현이 가장 먼저 나서 김건희를 비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2)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가 김영선에게 창원·의창이 아닌 김해갑에 출마하라고 텔레그램 문자를 보냈다(명태균, 김영선 주장). 하지만 이 문자 ‘캡쳐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보도에 따르면 이준석이 이 문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3) 김영선이 출마지를 김해갑으로 옮겼으나 경선도 치러보지 못하고 ‘컷오프’되었다. 이때 비대위원장이 한동훈이었고, 친윤인 이철규가 공관위 부위원장이었다. 만약 컷오프에 한동훈의 역할이 있었다면 이번 사건은 윤-한 갈등의 연속이라 봐야 한다.
(4) 자신이 컷오프 되자 분노한 김영선이 2024년 2월 29일 명태균과 함께 칠불사에서 이준석, 천하람을 만나 “내가 김건희 공천개입에 관한 문자를 폭로할 테니 나를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준석은 확답을 주지 않고 다음날 있을 3.1절 기념행사 때문에 상경했고, 대신에 천하람이 남아 밤늦게까지 기자회견문을 준비했다. 기자회견문을 준비했다는 것은 김영선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을 준비한 것이라 봐야 한다.
(5) 3월 1일 금태섭 선거 사무실 개소식 때 이준석, 김종인, 천하람 등이 모인 가운데 김영선 비례대표에 대해 논의가 있었지만, 참석자 대부분이 김영선 비례대표 1번은 반대했다. 그러자 김영선이 3번을 요구했으나 역시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그후 비례대표 5번이 논의되었다는 말도 있다(장성철이 19일 홍사훈 쇼에서 발언).
(6) 총선이 국힘당의 역대급 참패로 끝나고, 김건희 공천개입이 뉴스토마토에 의해 보도되었다. 이에 이준석은 김건희가 보낸 문자는 “선의의 조언, 공천개입으로 보기에는 완결성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윤상현도 “소설 같은 이야기다. 명태균이 허장성세를 부린 것이다”라고 말한다.
(7) 추석 연휴가 끝난 19일, 뉴스토마토가 4꼭지에 달하는 추가 보도를 해 칠불사 모임이 최초로 드러난다.
(8) 뉴스토마토의 추가 보도에 명태균이 뉴스토마토 기자와 편집장을 고소하겠다고 발표한다. 그러나 묘하게 김영선은 침묵하고 있다.
문자 캡쳐본 누가 가지고 있나?
여기까지가 뉴스토마토가 보도한 소위 ‘김건희 공천개입’이 벌어진 순서와 내용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러나 뉴스토마토가 김건희가 김영선에게 보냈다는 텔레그램 문자 ‘캡쳐본’을 공개하지 않아 수구들에게 반박의 여지를 남겨준 것은 옥에 티라 할 것이다.
그러나 뉴스토마토가 3차, 4차 후속 보도를 예고하고 있어 문자 ‘캡쳐본’이 나올 수도 있다. 보수 패널인 장성철의 말에 따르면 문자 캡쳐본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명태균은 그 문자는 김건희가 자신에게 보낸 것이라고 했지만 문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명태균의 활약에 천공이 울고 있다는 우스운 소리도 들려온다.
여론의 도마에 오른 이준석
뉴스토마토의 후속 보도가 나가자 민주 진영 유튜브에서는 명태균보다 김건희를 비호하는 듯한 이준석에 대해 더 논평이 많았다. 앞서 이준석은 김건희 특검에 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윤석열에게 그토록 당했던 이준석이 왜 김건희 특검은 반대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그러나 김건희가 마포대교에서 경찰들에게 지시하는 보도가 나가자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김건희 특검에 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19일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이 민주당 단독으로 의결되었다. 국힘당은 지쳤는지 필러버스터도 포기하고 대신 윤석열에게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건의하겠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 표결엔 국힘당에선 유일하게 안철수만 참여했다. 조국 대표는 재보선 때문에 전남에 머물러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준석 이실직고하지 않으면 정치생명 위험해질 수도
이준석이 비록 김영선의 비례대표 요구를 반대했다고 하지만, 천하람이 칠불사에 남아 기자회견문을 작성했고, 나중에 비례대표 5번도 논의되었다는 증언(장성철)도 있고 보면, 경우에 따라서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에도 해당할 수 있다. 김영선 역시 그것이 사실이면 같은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 비록 비례대표가 무산되었지만 이준석이 김건희가 김영선에게 보냈다는 문자를 보고도 이후 신고도 하지 않은 것은 ‘범죄 방조죄’에도 해당될 수 있다.
방법은 하나, 이준석이 2022년 김영선 공천 과정에서 용산에서 무슨 부탁이 있었는지 솔직하게 고백하고, 혹시 텔레그램 문자를 가지고 있다면 공개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선의의 조인이었다, 완결성이 부족하다” 등 애매모호하게 말하면 기존 지지자들도 떠나고, 이준석의 미래도 밝지 않을 것이다. 이 사건은 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그때 후회하지 말고 지금 이실직고 하는 게 그나마 후사라도 도모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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