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초기 이승만 시절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국격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독재정부 시절에는 북한보다 더 낮은 국제 사회의 평가가 있어왔지만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로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평화적인 정권교체 등의 업적을 이루며 김대중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이후 대한민국은 문화산업의 강국으로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한류와 K-컨텐츠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영화는 물론이고 음악과 미술 문학도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여기에는 최근의 노벨 문학상 수상도 한 몫을 했다. 이것이 국격이다.
최근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린 결정적인 사건은 계엄령이다.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는 국가 신뢰도를 무너뜨린 결정타였다. 윤석열 정부 들어 서서히 추락하기 시작한 국가의 품격이 내란사태 들어서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런데 엉뚱한 이야기를 하면서 국격을 언급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대통령을 체포한 모습이 국격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이는 다분히 본질을 왜곡하고 본질을 훼손하는 발언이다. 세계가 지금 우리나라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탄핵된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하는 데 대한 의구심이다. 이는 각국의 언론사가 지적한 대목이다. 즉, 대통령이 체포되는 장면이 국격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국격을 무너뜨리는 이유인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국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던 나라에서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가 국격을 훼손한 일이다. 자신의 정치적 무능을 뒤집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한 행위가 국가의 자존심을 망친 일이다. 계엄령을 선포하여 국회의원을 체포하고 국회를 해산하려 했다는 시도가 국격을 망친 일이다. 발포도 불사하라는 명령 자체가 국격에 타격을 입히는 일이다. 탄핵을 당하고도 수사를 거부하는 행위가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경호처를 통해 발포 지시를 내린 행위 자체가 국격을 망치는 일이다. 체포를 거부하며 극우세력을 선동하는 행위가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물론 당연히 이 모든 행위가 내란죄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기도 하다. 어설픈 국격 타령은 그만두고 당장 윤석열의 체포에 모든 국가기관이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국격이란 국민의 자존심과 동의어이다. 더 이상 자국의 국민들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나라망신에 부끄러워 하고 있는 교포들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윤석열을 체포하고 파면해야 한다. 진정한 국격이란 거기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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