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발효 20년이 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이, 당시 정부들의 약속과는 다르게 대다수 민중의 삶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미국 사회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세계무역감시(Global Trade Watch)’는 최근 나프타 영향 보고서를 발간, “20주년을 맞은 북미자유협정은 정부의 약속이 실현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많은 결과가 정확하게 그 반대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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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popularresistanc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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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나프타 이후 미국 무역 적자는 1,81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1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멕시코로부터의 이민도 2배 증가했다. 특히 농업무역적자가 크게 심화됐고, 정부는 3억6천만 달러 이상을 ISD로 기업에 지불했으며, 국내 공공정책은 크게 후퇴했다. 반대로 초국적 기업의 이윤은 증대해 갔다.
즉, 수입 확대와 일자리 이전에 따라 일자리는 축소됐고, 나머지 일자리에 대한 경쟁이 강화돼 실질 임금은 하락됐으며 소득불평등은 확대된 한편, 수입 확대에도 불구하고 소비재 가격은 하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프타 가입국인 멕시코 민중 또한 대칭적인 재앙에 직면해야 했다.
일자리 축소, 임금 하락, 소득 불평등 증대
우선 나프타 이후 미국 일자리는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 증대된 수입과 일자리 해외 이전으로 인해 심각하게 줄어들었다.
미국 제조업은 보다 저임금의 불안정한 노동시장 그리고 환경 기준이 낮은 조건을 따라 이전해 연간 17만 개 이상 사라졌다. 또한 수입 증가로 2004년까지 1백만 개의 일자리 축소에 상응하는 무역 적자를 냈다. 나프타 이전에는 멕시코와 25억 달러의 흑자를 냈지만 이후 적자 폭은 거대해졌고, 캐나다와도 291억 달러에 달했던 적자 폭은 더욱 커졌다.
일자리 손실은 단적으로 무역조정지원제도(TAA)에서 드러난다. 나프타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의 수입 및 일자리 해외 이전에 따른 일자리 손실로 인해 845,000명 이상의 노동자가 TAA 사업으로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TAA 사업은 매우 제한적이며 자격을 얻기 어려워 제조업에서 줄어든 일부 일자리만을 지원했다.
일자리 손실 뿐 아니라 나프타로 인해 임금 하락과 소득 불평등도 확대됐다.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재고용된 산업노동자의 3분의 2가 20% 이상의 임금이 하락했다. 제조업에서 실직한 노동자들의 수는 역외로 이전할 수 없는, 병원 및 음식 서비스와 같은 미숙련 일자리에 대한 경쟁을 심화시켜, 나프타 이후 이 분야에서의 실질 임금 또한 하락시켰다. 이 결과로 소득불평등도 급격히 커졌다.
ISD로 인한 보상 증가
일자리 손실, 임금 하락 및 소득불평등 외에도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의해 정부는 큰 손실을 봐야 했다.
나프타 가입국은 ISD에 의해 독성 물질 금지, 토지이용규칙, 물과 삼림 정책 등 환경 및 건강 법규에 대한 기업들의 소송으로 인해 3억 6천만 달러 이상을 지불해야 했다. 이외에도 미국은 의약특허정책, 프랙킹 유예 및 재생에너지 정책에 관해 124억 달러 이상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나프타 이후 연평균 미국 농산물 무역 적자는 나프타 이전의 2배 수준인 8억 달러에 달한다.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의 미국 소고기 수입은 130% 증가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의 식료품 수입은 188% 증가했지만 일반 식료품비는 65% 뛰어올랐다.
한편, 보조금을 받는 미국 옥수수 수출은 증가했지만 이는 1백만 이상의 멕시코 농장 노동자와 농업에 의지해 살아가는 140만의 추가 멕시코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했다.
멕시코 농민 및 노동자에 대한 재앙도...이주, 가격 상승과 임금 정체
멕시코 농촌 경제에 의해 떠밀린 이들의 절망적인 이주는 멕시코 국경 마킬라도라 공장지대에서 임금 하락을 추동했고 나프타 시행 후 미국으로의 멕시코 이민 인구를 2배로 증가시켰다.
옥수수를 생산하는 멕시코 농가들은 보상에도 불구하고, 나프타 시행 후 10년 간 279%의 손실을 보았다.
나프타는 멕시코에 포괄적인 번영을 야기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주, 가격 상승과 임금 정체로 인해 멕시코 인구의 절반 이상이, 특히 농촌 인구의 60% 이상이 빈곤 선 아래에서 살아간다.
멕시코 실질 임금은 나프타 이후 현저하게 떨어졌으며 기본 재화의 가격은 임금 상승률을 초과해 높아졌다. 현재 멕시코에서 최저임금을 버는 이들은 나프타가 발효된 날을 기준으로 할 때, 이들의 구매력은 38%나 줄었다.
또한, 나프타가 보다 싼 재화 수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이득될 것이라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기본 재화의 가격은 나프타 이전 수준에 비해 7배 올라갔다. 최저임금은 단지 4배 증가했을 뿐이다.
1일 <포퓰러레지스턴스>에 퍼블릭 시티즌의 ‘세계무역감시’ 책임자 로리 왈래시는 “나프타의 재앙적인 결과를 감안할 때, 소수기업 또는 싱크탱크가 90년대 우리 모두를 위한 혜택을 줄 것이라고 선전했지만 현실은 이들 약속이 실패했고 수많은 이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 정반대의 일들이 벌어졌다”며 “나프타가 실패했다는 압도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정부는 나프타에 대해 거짓말한 기업 피노키오에 합류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비판했다.
< 포퓰러레지스턴스>는 “나프타가 1994년 1월 1일 시행된 후 여론은 급격하게 반대로 이동해 왔다”며 “2012년 여론조사 기관 ‘레이드퍼블릭오피니언’에 따르면, 미국인의 53%가 미나프타에 대해 재협상을 하거나 그만둬야 한다며 단지 15%만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전했다.
참세상 http://www.newscham.net/ 정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