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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누가 사람인가?

이석삼 대기자 | 기사입력 2018/03/27 [02:00]

(칼럼) 누가 사람인가?

이석삼 대기자 | 입력 : 2018/03/27 [02:00]

누가 사람인가?

 

지난 22일 오후 법원에서 이명박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서류만으로 진행하던 그 시간 우리들은 논현동 MB의 자택에 다시 섰다.

 

'감방가기 딱 좋은 날' 현수막을 들고 올라간 나는 잠시 후 선.후배 동료들이 'MB구속','재산환수'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다시 바꿔 잡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동안 깊은 회한에 잠겼다.

 

 

가깝게는 지난 겨울 이 골목에서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강추위에 장갑도 안끼고 'MB구속' 피켓을 들었던 어린 아이가,그리고 MB정권 시절 "우리도 사람이다"라고 외치며 죽어간 용산 철거민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특히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은 그들과 비슷한 시기에 해고된 내가 마주앉아 동병상련을 느꼈기에 더욱 절절했다.

 

"제2 6월 민중항쟁으로 살인마 이명박을 내치자"는 글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내가 존경하는 우리교단의 강희남 목사님.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후 보름도 않돼서 결단을 내리신 이 목사님은 아마도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진 민주정부 10년간 쌓아올린 민주주의와 남북화해 분위기가 절대절명의 위기라는 것을 이명박 집권 2년차에 예상하고 확신하셨나 보다. 이명박,박근혜의 9년이 이를 말해주고 있지 않은 가.

 

나는 감히 말하건데 우리는 지금 진보와 보수, 정의와 불의가 싸우는 시대에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아닌 '사람'이 싸우는 시대에 살고 있다.(이해를 돕기위해 '사람' 표시한 사람은 단지 생물학적인 사람으로 규정한다)

 

그들이 보기에 그들과 싸운 나같은 사람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으리라.

 

용산 철거민,쌍용차 해고자들도 그들이 보기엔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나의 가는 길을 아무도 막을 수 없다"고 말한 MB에게 그들은 단지 소모품이거나,대(MB)를 위해 당연히 희생해야할 하찮은 소일 뿐인 것은 아니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왜 노무현의 죽음을 지금까지 아파하고, 문재인에 열광하는가?

그 이유는 대단하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다.

 

사람인 노무현,문재인이 허허벌판에 이름 모를 평범한 잡초(민초)같은 국민을 그들과 같은 사람으로 대했고,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임한 노무현의 동영상에는 당신이 실수해서 우는 어린 아이에게 사과를 하고 음료수를 따라주면서 화해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취임 1년도 안 된 문재인에게서는 아픈 사람들을 껴안고 우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를 본 국민들이 "어 대통령도 나를 당신과 똑같은 사람으로 인정해 주네"하며 감동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보면 우리 국민은 그만큼 권력자들에 의해 사람 취급을 못 받았다는 거 아닐까?

 

MB수사과정에서 MB측근들이 많이 배신했다고 한다. 배신을 논하기 이전에 MB는 자신의 몸종과도 같은 측근들을 얼마나 사람취급했을까?. MB가 혹 측근들을 만나는 순간 부터 자신의 입신영달을 위해 희생해야할 소모품으로 여기지는 않았을까?

 

그렇다면 이 측근들은 지금이야 말로 비로소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 몸부림치는 것은 아닐까?

 

MB는 마지막 남긴 글에서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고 했다.여기서 '그래도'라는 표현이 마치 자신의 기도가 국가와 국민에게 '은전'이라도 베푸는 것처럼 내게 비춰진 것은 왜일까?

 

나는 내가 믿는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의 기본은 '회개'라고 생각한다.구치소에서 그동안 잘 흘려보지 않은 눈물을 흘리며 진정으로 회개기도하는 것이 우선이다.그 기본도 못하고서야 어찌 국가와 국민에게 사죄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나 스스로에게와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권력을 가졌다고 하는 자들에게 묻는다.

 

누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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