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세대..대학생들 '김정은 방남 환영' ..남북관계, 통일문제 관심청년단체 106개 '청년학생위원회' 발족, 한국대학생진보연합도 '꽃물결 실천단' 결성"정상회담에 놀랍고 뭉클해 남북관계 관심" "이념논리 아닌 통일에 대한 관심, 개인적 호기심..바람에 활동" 서울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 서울방문을 위한 '대학생 서울시민 환영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서울 남북정상회담을 기원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동방예의지국으로서 받은 게 있으면 당연히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받았던 환대를 서울에 방문하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대학생들이 나서겠습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활동가 9명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방문을 환영하는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을 발족하고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대학생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환영단을 잇달아 출범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과 서울대학생겨레하나 등 106개 청년단체는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남북정상회담 환영 청년학생위원회(청년학생위원회)' 발족식을 열었다.
앞서 21일에는 대학운동권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같은 목적의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을 결성했다.
단장을 맡은 김한성(29) 대표는 "지난 9월 평양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을 합의했고 김 위원장이 연내에 서울을 방문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김 위원장이 실제 방문했을 때 뜨겁게 환영할 수 있게끔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 한해 남북이 보여준 한순간, 한순간은 교과서에 기록될만한 장면의 연속이었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으로 2018년이 평화와 통일의 해로 남고, 남북이 통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은 앞으로 김 위원장 환영단을 모집하고, 서울 도심과 대학가 등에서 가방이나 옷에 부착할 수 있는 스티커·배지 등을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환영해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하는 연설회도 진행하기로 했다.
활동에 참가한다고 밝힌 이들 대부분은 진보성향의 대학청년단체로, 한대련 등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수차례 열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 남북정상회담 환영 청년학생위원회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 환영 청년학생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같은 움직임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요즘 청년 세대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크다고 알려진 일반 통념과 다르기 때문이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해도 북한 지도자를 드러내놓고 '환영'한다는 목소리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극단적이거나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이에 대해 단체 측은 참가 학생 대부분이 두 번의 정상회담 후 북한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통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내가 본대로 믿는다'는 젊은 세대 특유의 자주적이고 자유로운 성향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동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히 청년학생본부 집행위원장은 "지금 대학생들은 촛불집회를 경험한 이들"이라며 "보여주는대로 믿기보다는 내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믿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손 집행위원장은 "무섭고 두려운 존재로만 생각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근하게 느껴지면서 적대감이 사라지고 자연스레 통일과 평화를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김연희 대학생겨레하나 집행위원도 "대학생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정상회담 자체를 신기해 한다"며 "교과서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눈 앞에서 직접 펼쳐지는 게 놀라웠고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남북관계 개선을 원하는 이유도 거창한 정치적 대의명분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배후'가 있거나 '종북 이념'에 물었다는 식의 색안경을 쓰고 과도하게 해석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김 집행위원은 "대학생들은 통일이 되면 북한 여행도 갈 수 있고 평양냉면도 먹으러 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한다"며 "일부에서 비난하듯 어떤 이념논리나 대의명분을 가지고 이런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대학생의 시선에서 원하는 바가 있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대학생만의 방법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생 A씨(22)도 "이전엔 사실 민족이란 개념도 잘 모르고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두 번의 정상회담 장면을 보면서 북한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어떤 면에서는 오래된 친구, 가족 같았으며 뭉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 역시 '서울시민환영단'에 소속돼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에서 환영 분위기 촉구 행사에 참가했다. 그는 "대학생으로서의 가장 큰 특징은 흥이 많고 열정이 많다는 것"이라며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이렇게 도심에 모여 사람들을 상대로 환영 행사를 벌이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족한 청년학생위원회는 청년학생 환영단을 모집하고 청년학생환영선언, 청년학생환영문화제, 북한 바로알기 사진전과 영상 상영회 등 각종 환영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앞서 출범한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 환영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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