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3선의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부산 금정)이 17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내놓은 충격적인 결론이다. 평소 온화하고 진중하다는 평가를 받던 김 의원의 뼈아픈 진단과 강도 높은 주문에 자한당은 충격에 빠졌고, 여의도 정치권 전체가 술렁였다.
자한당 김세연 의원은 이날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당 지도부 불출마‧당 해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불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자한당은 이제 수명을 다 했다"며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조를 위해서는 먼저 파괴가 필요하다"며 "깨끗하게 해체해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당 해체를 요구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 인사들의 불출마를 포함한 쇄신을 동시에 촉구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황교안과 나경원 대표를 향해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살리는 마음으로 우리 다 함께 물러나자"며 "미련두지 말고 모두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강조했다.
다만, 당 해체 과정을 진행하기 위해 지도부에 대해선 즉각 사퇴가 아닌 쇄신 작업과 함께 총선 불출마를 압박한 발언으로 읽힌다.
앞서 당내 김태흠 의원을 비롯 초선모임 등에서 중진 용퇴‧험지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김 의원처럼 당 해체 촉구 등 강도 높은 쇄신 요구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무엇보다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영남권 중진 중에서 불출마를 선언을 한 것도 최초다.
김 의원은 당 해체를 촉구한 배경에 대해 "광화문 광장에서 자한당이 주최하는 집회는 조직 총동원령을 내려도 5만명 남짓 참석하지만 시민단체에서 주최하는 집회에는 그 10배, 20배의 시민이 참여한다"며 "민주당 정권이 아무리 폭주를 거듭해도 자한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단 한번도 민주당을 넘어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한당의)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라며 "감수성도, 공감능력도, 소통능력도 없다. 사람들이 우리를 조롱하는 걸 모르거나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당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당내 인적쇄신 관련 요구가 터져 나오지만 '자기 희생'이 결여된 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물러나라'고 서로 손가락질은 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며 "발언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자기는 예외이고 남 보고만 용퇴하라, 험지에 나가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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