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비난하던 원희룡, 법카로 인원 부풀려 고급 일식당·호텔 등서 ‘반값’ 결제소병훈 "인원 부풀리기, 허위 기재 등의 꼼수를 쓴 것은 공금횡령 의심하기 충분..허위진술 시 고발 검토'소고기 와규, 코스요리 식당서도 '수상한 법카 결제' 청탁금지·업무추진비 규정 피하기 '꼼수' 해석 제주지사 재직기간 '밥값만 1억1천만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58)가 제주지사 시절 고급 일식당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한 식사비가 실제 음식값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아 허위로 꾸며진 정황이 드러났다.
27일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따르면 4인 예약밖에 되지 않는 식당에서 18명과 간담회를 했다고 적고 외상도 여러 번 하는 등 수상한 업무추진비 사용 행적이 드러났다.
집행 명세 자체가 허위거나 ‘청탁금지법’ 위반을 피하고 기획재정부 업무추진비 사용 규정에 맞추기 위해 집행 내용을 꾸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인 기준 6만~7만5000원(점심 기준)을 내야 하는 식당에서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는 간담회에 8명이 참석해 모두 18만원을 집행했다고 기재하는 식이다.
참석 인원 수를 실제보다 부풀려 기재했거나, 별도의 현금·신용카드로 나머지 금액을 계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모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위반 소지를 피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주도로부터 제출받은 원 후보자의 제주지사 재직시절 법인카드 사용 명세를 보면, 도내 고급 음식점 등에서 여러 명목으로 자주 식사한 것으로 돼 있다. 2016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지출한 밥값만 1억1천여만원에 달한다.
원 후보자는 지난 대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의혹을 집요하게 비난한 바있다.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원 후보자가 자주 간담회를 개최했던 제주도 최고급 오마카세 일식당은 점심 7만5천원, 저녁 16만원의 코스 요리만 제공하며 단품 메뉴는 없다.
원 후보자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이곳을 총 33회 방문해 1065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이 중 2021년 9차례 4명이 참석했다고 밝힌 것을 제외하면 참석 인원은 최소 10명에서 최대 18명이었다. 식사에 사용된 업무추진비는 12만~48만5천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식당의 가격을 보면 점심 기준으로 따져도 2~6명 정도만 식사할 수 있는 액수다. 더구나 이 식당은 최대 수용 인원이 22명이고, 4명 이상 앉을 수 있는 테이블도 없다. 게다가 원 후보자가 이 식당을 이용했던 2020년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4명에서 8명까지만 모일 수 있던 때였다.
이에 대해 일식당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원 후보자가 자주 왔지만, 간담회를 열거나 열댓 명이 온 적은 없었다. 룸 예약이 4명까지 밖에 되지 않아 그 이상은 올 수 없다. 원 후보자도 "보통 서너명이 왔었다. 계산은 보통 비서가 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외상을 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라고 말했다.
제주도 내 한 호텔의 법인에서 수십만원씩 결제한 내역도 39회 있었다. 1인분에 3만원이 넘는 소고기가 주 메뉴인 제주도 내 식당에서도 수십만원씩 26차례 결제된 내역이 있으나, 인원 수가 확인된 경우 1인당 평균 결제액은 모두 3만원을 넘지 않았다.
지출내역을 실제보다 축소하기 위해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 결제하거나 서로 다른 날 법인카드를 끊어 결제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을 수 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원 후보자의 수상한 결제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원 후보자는 지난 2016~2021년 사이 1인분에 6만원짜리 소고기 와규를 파는 또 다른 식당과 코스 요리가 기본인 식당에서 각각 1030만원, 1010만원을 각각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앞서 오마카세 일식당과 마찬가지로 참여 인원이 십여 명에 달했지만 사용 금액은 40만원 대였다. 원 후보자가 이 식당을 이용했던 시기도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적용되던 때와 일부 겹친다.
국민의힘 대선 선대본부장 시절 원 후보자는 김혜경 씨를 겨냥해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압수 수색해야 한다”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지난 2월4일 SNS로는 “김씨의 법인카드 소고기, 초밥이 12만원밖에 안된다고 옹호하는 분들 ‘혜경학’ 공부하시죠…. 혜경씨가 목표한 것은 완전범죄”라고 비아냥거렸다.
소병훈 의원은 “원 후보자가 제주도 최고급 식당들에서 인원 부풀리기, 허위 기재 등의 꼼수를 쓴 것은 공금횡령을 의심하기 충분하다”며 “허위 기재된 자료를 제출한 원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도 진실을 밝히지 않고 허위 진술을 한다면 국회법에 따라 원 후보자를 고발하는 방법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원 후보자는 또 친 여동생을 18대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정치자금 후원회 회계 책임자로 고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적 정치 자금인 후원금 관리를 자신의 가족에게 맡긴 것이어서 적절성 논란도 부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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