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 칩거중이던 이재명 후보가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정하고 8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장에는 1만 명이 넘은 시민들이 몰려와 그야말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그만큼 기대가 높다는 뜻이다. 인천 계양을은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송영길 후보의 지역구로 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다.
이재명 후보가 보궐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은 그동안에도 높았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이유는 당 내외의 반발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지자들과 민주당 비대위가 수도권 승리를 위해 반드시 이재명 후보가 출마해야 한다며 출마를 권유하자 이재명 후보가 숙고 끝에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혹자는 이재명 후보에게 “대선 패배한 지 얼마 되었다고 보궐선거에 출마하느냐?” 라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그건 시기 어린 정치 공학적 비난에 불과하다. 지금 민주당에 이재명 후보만큼 지명도가 높고 득표율이 높은 인물이 있는가? 이재명 후보 역시 “위기의 민주당을 구하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 라고 선언했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국힘당과 민주당 일부 세력이 이재명 후보의 출마를 비난하는 것은 당보다 개인을 중요시 여기는 이기적 자세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당이 위기에 몰렸을 때 앞에 나서 투쟁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저 여론의 뒤에 숨어 눈치나 보는 사람은 앞으로 민주당 대선에 나갈 자격이 없다.
국힘당은 이재명 후보의 출마가 알려지자 벌써부터 “자신의 범죄를 커버하려는 수작”이라고 비하하고 있지만, 국회의원이 된다고 있는 범죄가 사라질 리 없고, 없는 범죄가 생길 수도 없다. 같은 논리로 하면 안철수는 그럼 왜 분당에 출마했는가?
보통 대선에서 승리하면 지방선거도 압승하기 마련인데, 현재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국힘당이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특히 국힘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경기도는 이재명 후보의 아성으로 국힘당이 이재명 후보의 출마를 비난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국힘당이 두려워하는 것은 이재명 후보의 보궐선거 출마로 수도권 선거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가 출마하면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세력이 다시 결집할 수 있고, 그것은 인천과 서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인구의 25%가 살고 있는 최대 지역으로 이재명 후보의 출마가 시, 군 지자체장은 물론 기초의원과 광역의원 선거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힘당이 경기도를 탈환하기 위해 윤석열 선대위 대변인 출신인 김은혜를 출마시켰지만 유승민의 반발이 변수다. 왜냐하면 김은혜가 당원 투표에서는 이겼지만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완패했기 때문이다. 유승민이 경선에서 지고 “윤석열에게 졌다”라고 한탄한 것은 대선 경선 때 당한 윤석열의 뒤끝이 작용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국힘당 대선 경선 때 유승민은 윤석열의 무속 문제와 경제적 무능에 대해 질타한 바 있다.
또한 윤석열이 경기도에 김은혜를 차출한 것은 유승민에 대한 견제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즉 유승민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당선이라도 되면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김은혜를 대타로 보낸 것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되면 그 영향이 경기도에까지 미쳐 김동연 후보도 힘을 얻을 수 있다. 지금도 김동연 후보가 이기는 여론조사가 다수지만 이재명 후보가 측면 지원을 하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국힘당이 이재명 후보의 출마를 맹비난하는 이유다.
민주당 당내 세력이 미비한 이재명 후보도 이 기회에 원내에 진출해야 정치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고, 차기 대권 가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힘 있는 장수가 이끄는 민주당도 수구 세력과 싸울 수 있는 동력이 생기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부디 이재명 후보가 인천 계양에서의 승리는 물론 수도권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어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고, 정치의 속살도 경험해 봐야 더 단단한 정치인이 될 수 있다.
수구들의 비난은 사실상 두려움의 방증이니 신경 쓸 것 없다. 검찰을 동원해 정치보복을 감행한다면 촛불 시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윤석열 정권은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고, 본부장 비리 특검에서 하나라도 유죄가 나오면 사실상 식물정부가 되고 말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윤석열은 검찰총장 시절이 호시절이었다. 대통령이 되면 오히려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잘못하면 직권남용이 적용되어 퇴임 후에도 자유스러울 수 없게 된다.
검찰정상화법도 부족하지만 이미 공포 되었으니 모든 힘을 6월 지방선거에 집중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가 견인차 역할을 다 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개딸, 냥아들’까지 응원하고 있으니 그 아니 좋은가! 이재명의 등장에 다시 TV를 보겠다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희망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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