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배·피켓시위 예고..'경찰국 신설' 강행에 일선 경찰 반발 격화“분신 불사할 마음”..'경찰국 신설' 대구경찰청서 행안부 장관 간담회 분위기 냉랭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등 경찰 통제 반대하는 일선 경찰들의 투쟁이 격화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과한 집단행동은 국민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밝혔지만 내부 반발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전국 경찰직장협의회(직협) 연합준비위원회는 오는 1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경찰국 신설 추진 기자회견과 삼보일배를 진행한다. 14일 오전 11시에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과 피켓시위를 할 예정이다. 삼보일배는 직협 회장단 1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직협 관계자들은 지난 4일부터 행안부 경찰국 설치에 반발해 릴레이 삭발 투쟁을 해왔다.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장협의회장은 단식 투쟁 중이다. 릴레이 삭발은 이날로 끝나고 민 회장은 이달 5일부터 이어온 단식 투쟁을 10일째인 14일 종료할 예정이지만 삼보일배와 피켓시위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경찰 지휘부는 내부 반발을 수습하기 위해 분주하다. 지휘부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전국 시도경찰청를 순회하며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를 열고 있다.
행안부는 오는 15일 경찰 제도 개선 방안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달 21일 발표된 권고안의 내용이 상당수 담길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경찰국'이라 불리는 경찰 지원조직을 다음달 말쯤 출범시키겠다고 예고했다.
일선 경찰에서는 지휘부의 이같은 움직임이 행안부의 경찰 통제 추진을 위한 요식행위나 명분쌓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지휘부는 일선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듣고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행안부를 위시한 정부 차원의 경찰 통제 추진에 제동을 걸긴 어려울 거란 의견이다.
“분신 불사할 마음”..'경찰국 신설' 대구경찰청서 행안부 장관 간담회 분위기 냉랭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일선 경찰관들의 의견을 듣는다며 12일 대구경찰청을 방문해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일선 경찰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경찰 직장협의회는 이 장관이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 신설이 새로운 통제가 아니다”며 경찰국 신설 명분만 강조해 보여주기식 간담회였다고 비판했다.
경찰의 노조 격인 대구경찰청 직장협의회(직협) 3명은 이날 이 장관 대구경찰청 도착예정 시간에 맞춰 ‘권력의 하수인 거부한다. 행안부내 경찰국 설치 철회하라’ ‘권력이 아닌 국민을 섬기는 경찰이 되고 싶습니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대구경찰청 입구 주위에도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근조화환 20여개가 설치됐다. 토론회가 열린 대구경찰청 10층 회의실에도 경찰관 2명이 ‘행안부 산하 경찰국 철회. 경찰 중립성 보장’이라는 펼침막을 들고 있었다.
70여 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 분위기는 냉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청 직협 대표가 이 장관에게 “30년간 근무하면서 다시 과거로 회기한다는 것 자체가 분신도 불사할 것 같은 마음”이라고 하자 이 장관이 ‘조금 쎈 발언이다’며 간담회장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경찰청은 32년 전 경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받기 위해 내무부(행안부)에서 분리됐다.
경찰직협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 역시 소통이 아닌 ‘불통’이라고 평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경찰관은 “법무부의 검찰국과 행안부의 경찰국을 비교하는데 검찰은 장관급인 검찰총장과 차관이 50여명 이상”이라며 “‘독립성을 위해 경찰도 장관급 격상과 차관급 50여명 이상 올리고 경찰국을 만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A를 이야기하러 왔는데 여기서는 B를 이야기한다’고 잘라 말하곤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달 27일 행안부 내 ‘경찰국’으로 불리는 경찰 업무 조직을 만들어 경찰을 직접 지휘하겠다는 취지의 경찰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경찰직협은 민주화운동으로 사라진 내무부 산하 치안본부를 부활시키는, 시대에 역행하는 반민주적 관료주의 전횡이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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