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윤재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욕설을 첫 보도했던 MBC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인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정신적 스승으로 알려진 ‘천공’이 했던 도어스테핑 관련 부정적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 지난 6월23일 천공 측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12606강 尹 대통령의 출근긴 ‘도어스테핑’ [홍익인간 인성교육]> ©정법시대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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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지난주 있었던 MBC 기자와 대통령실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설전 이후인 20일 대통령실 1층 로비에 나무 합판으로 된 가벽을 설치하는 것도 모자라 21일에는 도어스테핑 자체를 잠정 중단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 재발방지 방안 없이는 (도어스테핑)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해당 발표 하루 앞선 20일 저녁 MBC 스트레이트 방송 <“참사는 엄청난 기회”..천공, 그는 누구인가?>에서 천공이 도어스테핑을 부정적으로 보는 내용의 강의 영상을 내보냈다.
▲ 지난 18일 도어스테핑을 마치고 엘리베이터쪽으로 가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MBC 기자가 "뭐가 악의적인거냐"며 항의 하는 장면 ©JTBC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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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21일 MBC 스트레이트 방송의 해당 내용을 언급하며 “어제 MBC 스트레이트에서 천공스승이 도어스테핑 하면 안 된다는 것이 방영되자 가림막 설치와 도어스테핑 중단까지 갈수록 가관”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의 행태를 비판했다.
방송을 통해 소개됐던 도어스테핑에 관한 내용은 천공 측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지난 6월23일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것으로 천공이 “앞으로 윤 대통령은 출퇴근 시간에 이러한 질의응답 시간을 계속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추종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천공은 영상에서 “아침마다 쫓아서 (마이크를) 들이대는 것은 원래 기자들이 잘못”이라며 “대통령한테 할 짓 아니다” “계속 그러면 국민이 짜증난다”라는 등 도어스테핑에 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다.
이어 “(매일 도어스테핑을 하기에는) 기자들 수준이 너무 낮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제일 좋은 방법이냐? 일주일에 한 번 씩 기자회견을 하는 거다”라고 자신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또 이와 관련해 “국민한테 설명하듯 하라”며 “한 100일 동안 해보자 이러고 판을 짜면 굉장히 좋은 모양이 된다”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설명한다.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하지 말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매일 조문하라’ 등 그동안 천공이 자신의 강의를 통해 윤 대통령에게 지시했던 내용들을 실제로 윤 대통령이 따르는 듯 행동을 하자 세간에서는 '천공이 윤 대통령을 조종하는 것 아니냐'는 풍문이 떠돌고 있다.
이번 천공의 도어스테핑에 관련한 부정적 의견 영상이 주목되고 있는 것도 도어스테핑 중단 사태가 천공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맞물려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안민석 의원 등이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지는 모습 © 윤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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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천공과 윤석열 정권의 유착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예고했다.
윤석열 정권 부정 비리 조사위원장을 맡기로 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왜 청와대를 옮겼을까’ ‘왜 조문을 하지 않았을까’ 국민적 의혹을 당차원에서 조사하겠다”며 “천공의 국정농단 의혹부터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