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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부모 특별기고] 스티브 잡스, 마이클 베이, 넬슨 만델라의 공통점은?

이득신 작가 | 기사입력 2023/05/11 [14:30]

[입양부모 특별기고] 스티브 잡스, 마이클 베이, 넬슨 만델라의 공통점은?

이득신 작가 | 입력 : 2023/05/11 [14:30]

▲ 출처=인천광역시청  © 서울의소리

바로 오늘입니다. 5월 11일이 무슨 날일까요? 5월은 의미 있는 날들의 연속입니다. 노동절부터 시작하여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까지 심지어 가정의 달과는 관계없는 석탄일까지 5월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달력에서 조차 표시되지 않지만 가정의 달 5월에 입양가족들에게는 가장 의미 있는 날이 있습니다. 바로 5월 11일 입양의 날입니다. 이날은 2006년부터 기념일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참여정부 당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결단으로 시작된 날이기도 합니다. 또한 입양의 날 전후의 1주일을 입양 주간이라는 이름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한 가정에 한 명의 아이를 입양해서 키운다면 고아로 살아가는 아이는 없을 거라는 취지에서 5월 11일이 입양의 날이 된 것입니다.

 

법적으로 가족이 되는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결혼과 출산과 입양입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혈연의 가족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가족이 되는 세 가지 방법 중 가장 먼저 이루어지는 결혼이라는 제도부터 남과 남이 만나 가족이 되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추구하고 있지만 입양이라는 가족 형태 조차 아직도 사회의 편견 또한 가득한 것이 현실입니다.

 

입양인 또는 입양가족 관련된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대한민국 사회는 온통 삐딱한 시선으로 입양을 바라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정인이 사건입니다. 아동학대 살인사건이 ‘입양’부모의 만행으로 왜곡된 사건이기도 합니다. 당시 각종 언론에서 입양 제도의 문제점을 비판했습니다. 입양 절차에서부터 입양 서류의 문제, 그리고 입양을 허가하는 제도상의 문제 등 온갖 이야기들이 튀어나왔습니다. 하지만 국회에서 조차 막상 제도상의 허점을 찾지 못하고 유야무야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입양의 문제가 아니고 부모 됨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정인이 양부모의 인격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입양으로 자녀를 키우기 위해 준비해야할 서류는 23가지이며 각종 검사에는 건강 검진, 심리 검사뿐만 아니라 IQ 검사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재산이 적으면 법원의 입양 허가도 받기 어렵습니다. 집은 전세보다 자가를 선호합니다. 통장에 500만 원 이상의 잔고가 있어야 합니다. 범죄 경력도 제출해야 하며, 심지어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에세이 형식으로 기록하여 제출해야 합니다. 서류를 준비하는 데에만 꼬박 1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서류 준비하는 과정에서 입양을 포기하는 가정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이렇게 엄격한 서류 심사를 통과하고도 발생한 사건이 정인이 사건입니다. 

 

엄격한 기준과 조건을 통과해서 입양을 해도 입양 가족을 위해 지원하는 돈은 고작 월 20만 원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입양 가정에 일임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입양 가족들을 위해 입양 지원금을 더 늘려야합니다. 아이 하나 키우는데 들어가는 월 생활비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과거엔 고아원이라 했으며, 지금은 보육원이라 불리는 곳에 지원하는 정부의 지원금은 아동 매월/인당 300만 원 이상입니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보육원의 아동들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아동보호시설 출신자들은 보육원 내에서 발생하는 학대와 폭력의 문제점을 끊임없이 제기합니다. 고아권익연대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고아들의 인권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입니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는 이곳을 방문하여 앞치마를 두르고 쇼를 했지만 당선 이후 그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시설의 아동들에게 부모나 혈연없는 아이들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부모 중 한 명 정도는 존재하고 있으며 심지어 두 부모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아이들을 시설에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의 보육원은 보육원이라는 ‘시설 유지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지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보육원이라는 시설에는 100명 내외의 아동들이 생활합니다. 인당 매월 300만 원 정도의 지원금이 시설을 유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국민소득 35,000달러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어두운 현주소입니다. 가정 보호보다 시설보호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의 이상한 정서가 아이들의 ‘가정’ 내 건강한 성장을 방해합니다. 

 

아동보호를 위해서는 원가정보호라는 전제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후 입양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고 다음은 보육원이나 그룹홈 같은 시설보호입니다. 그러나 시설고아들은 시설에서 보호한다기 보다 ‘시설에 버려진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시설고아들이 버려지면서 받은 근본적인 상처를 치유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시설고아를 물리적, 정서적으로 돌봐야 하는 국가와 지역사회는 눈에 보이는 상처만 치료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기술노동자 출신인 입양 부모의 창고에서 다양한 전자기기를 다뤄본 후 애플의 세계적인 CEO가 되었습니다.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유명한 마이클 베이 입양 부모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교육 방식이 지금의 마이클 베이 감독이 있게 된 원동력입니다. 넬슨 만델라의 입양 부모가 그를 위해 제공한 교육으로 인해 세계적인 인권 운동가가 탄생한 배경이 됩니다.

 

이렇게 훌륭한 인물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범한 가정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의 마련이 더 중요한 가치입니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국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이 나라의 대통령과 정부가 그런 능력이나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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