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홍범도 엉터리 브리핑에 기자도 탄식 “이 빨치산 아냐”윤석열 정부의 선넘은 독립운동사 지우기, 기자들에 발목 잡혀..“자유시 참변 직접 가담” 말했다가 “잘못 말했다”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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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열린 국방부 정례 브리핑. MBC 뉴스 갈무리
윤석열 정부가 육군사관학교 내부에 설치된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할 방침을 밝힌 가운데, 29일 열린 국방부 브리핑 영상이 큰 화제를 몰고 왔다. 홍 장군을 빨갱이 프레임으로 폄훼하기 위한 엉터리 역사 해석때문이다.
30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날 언론사 기자들이 홍 장군의 ‘빨치산 활동’, ‘자유시 참변 연루 의혹’ 등을 언급한 28일 국방부 입장문이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는지 캐물었지만 국방부는 앞선 답변을 번복하거나, 비슷한 답변을 되풀이하며 기자들의 질타를 받는 등 좀처럼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기자들은 “어설프고 역사적 식견이 없다”, “국방부 인문학적 소양이 이 정도밖에 안 되냐”며 국방부를 직격했다.
“자유시 참변 직접 가담” 말했다가 “잘못 말했다” 번복
29일 오전 열린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 언론사 기자는 “28일 국방부가 배포한 입장문은 자유시 참변에 홍 장군이 개입했다거나 마치 우리 독립군을 소탕한 주범처럼 읽혀지도록 되어 있다”며 “권위 있는 학자들의 공론화 과정 절차를 밟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공론화 과정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한 채 “입장문은 지금까지 알려진 군 내외 자료 또 확인된 내용들을 토대로 입장을 정리해서 알려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다른 기자 역시 “공식 자료에는 홍 장군이 자유시 참변에 가담했다는 기록 자체가 없다는 게 공식적인 학계 입장이다. 이 부분을 국방부에서 확인했는지”를 물었다. 전 대변인은 “군 내외 자료, 또 확인된 사실을 가지고 말씀드린 것”이라는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해당 기자가 “그러면 ‘홍 장군이 자유시 참변에 자신이 가담했다’라는 내용을 소련에 말을 했다, 이 자료를 확보했다는 거냐”고 재차 묻자 전 대변인은 “네, 그런 문서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변인의 답변은 28일 입장문 내용과도 달랐다. 국방부 입장문에는 “1991년 한·소 수교 직후 발굴한 소련 측 정부 문서에 따르면, 홍 장군이 1930년대에 소련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기 위해 작성한 이력서에 “자유시 유혈사태에 대해 보고하기 위해 한인 빨치산지대 대표단원 자격으로 레닌 동지를 만나러 모스크바로 갔다”로 되어 있다”고만 적혀 있다.
이에 한 방송 기자가 “대변인은 아까 다른 기자 질문에 홍 장군이 자유시 참변에 직접 참여했다고 말했다”고 지적하자, 전 대변인은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 말했다면 제가 잘못 말한 것 같다”고 답했다. 방송 기자가 “그렇게 이야기해서 깜짝 놀랐다. 자유시 참변에 홍 장군은 절대 안 들어갔다”고 말하자 전 대변인은 재차 “제가 그렇게 말했다면 잘못된 (답변)”이라고 앞선 답변을 거둬들였다.
“1920년대 빨치산과 김일성이 무슨 상관?”
국방부가 입장문에서 ‘홍 장군의 빨치산 증명서에는 활동기간이 1919~1922년으로 기록되어 봉오동과 청산리전투에도 빨치산으로서 참가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한 부분도 이날 브리핑에서 쟁점이 됐다. 한 방송 기자는 “홍 장군이 활약한 1920년대는 레닌의 공산당이고 북한군을 사주해서 6·25 남침을 한 공산당은 스탈린 공산당으로 둘은 아주 다르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차이보다도 더 크다”며 “그런데 그것을 같은 공산당이라고 보면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1919년대, 1920년대 빨치산과 김일성, 스탈린은 아무 관계가 없다. 김일성은 1912년에 태어났는데 그때 몇살이었냐”며 “그런데 1919년부터 1922년까지 빨치산 자격으로 전투에 참가한 것이 왜 문제가 되냐”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도 전 대변인은 “여러 의견을 가질 수 있지만 (입장문은) 저희 입장을 정리해서 드린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에 해당 기자는 “국민을 향해 만들어낸 공문서를 이렇게 어설프게 역사적 식견도 없이 (쓸 수 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빨치산은 (프랑스어) ‘partisan’에서 넘어온 말로 비정규군을 뜻한다. 당시 우리나라 군대도 없고 국가도 없는데 이때 독립운동한 사람은 다 빨치산”이라며 “그때 활동한 걸 (6·25 전쟁 당시) 빨치산이라고 하면 얼마나 부끄럽고 천박하냐”고 했다.
또 다른 출입기자도 당시 ‘빨치산’ 용어의 뜻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짚었다. 이 기자는 우선 “국방부 출입기자로서 국방부 입장문을 보고 ‘국방부의 인문학적 소양이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안타까웠다”고 꼬집었다.
“외부 학계 협의 필요 없다”는 국방부
이밖에도 기자들은 “국방부가 (홍 장군의 공훈을 평가할) 소관 권한도 없는 상태에서 평가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월권이 아니냐”고 물었지만 전 대변인은 월권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은 채 “법적인 평가를 따지는 게 아니며, 육사의 교육 목표와 현재 내부에 있는 조형물의 인물과 적절성이 있는지를 따져보는 측면”이라고만 답했다.
“(흉상)이전 검토를 할 때 역사학계, 특히 독립운동사를 연구한 외부 전문가나 국가보훈부와 함께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 대변인은 “(이전) 장소가 보훈부와 연계된다면 협의할 사항이 생기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필요 없는 부분이 될 것이고, 군 내부적으로 어떤 결론이 내려질 수 있으면 굳이 외부 학계와의 협의는 필요 없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관련해 정곡을 찌른 네티즌들의 댓글 비평도 날카롭다.
"레지스탕스를 말하는 것인데 무조건 다 붙여서 독립영웅을 개돼지 만들려고 하는 이놈들을 어떻게 하냐?!! 일본 앞잡이 정부 정말 답이 없다"
"허구 날 전정부 탓으로~ 하는 짓마다 문재인 열등감으로 찌들어. 자신이 내뱉는 말도 무슨 말인지 위나 아래나 인식도 못 하고 술에 취한 발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