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윤재식 기자]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압도적 패배 후 “실패한 체제를 계속 끌고나가려는 더 비루한 사리사욕이 등장할 것”이라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예언이 맞아 들어가고 있다.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뒤 백브리핑을 갖는 모습 © 윤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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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전날 (15일) 의총을 통해 지난 보궐선거 패배 책임자인 김기현 당대표를 재신임했고 16일 곧바로 비공개 최고위를 통해 임명직 후임 인선을 단행했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중심의 참신한 인사들이 이번에 인선됐다며 당 사무총장으로는 이만희 의원을 신임 정책위의장에는 유의동 의원이 임명했으며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김예지 의원. 조직부총장에는 함경우 경기 광주시 당협위원장을 내정했다.
또 김성원 의원이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게 됐으며 박정하 의원이 수석대변인을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이 선임 대변인 자리에 올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임명직 몇 명 바꿔서 될 일이 아니라며 무책임 정치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내정된 김성원 의원이 지난해 수해 재난 현장에서 망언하는 모습 ©채널A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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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선출직 지도부는 털끝도 건드리지 않은 눈가리고 아웅 식의 미봉책”이라고 정의하며 “선거 패배에 가장 책임이 큰 당 대표와 지도부는 책임지지 않고 임명직들에게 책임을 물어 교체하는 것 자체가 정치를 희화화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밝힌 대로 수도권 중심의 참신한 인사인지도 의문이다”라며 대구·경북 출신 이만희 의원이 공천의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하는 사무총장에 임명된 것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특히 여의도연구원장에 내정된 김성원 의원에 대해서는 “지난 호우 피해 때 수해 현장을 찾아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망언을 했던 인사”라고 강조하며 “당시 국민적 공분이 일어나 여당에서는 윤리위 제소도 언급했던 인물인데 이런 인물을 발탁하는 것이 쇄신이냐?”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본인은 책임지지 않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인사로 자리를 보전하려고 하다니 책임정치가 아니라 무책임 정치 그 자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은 자리를 보전하고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지금 여당의 현주소이다”라고 일갈했다.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준석 전 대표 출당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윤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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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의힘이 쇄신을 다짐하며 임명직 개각을 단행한 이날 여권은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싼 내홍에 휩싸였다.
지난 보궐선거 18% 패배와 패배 후 실패 체제 지속을 예견했던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를 찾아 눈물을 흘리며 여권지지 변화를 촉구했으며 이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제명을 막고 탈당할 명분을 찾는 악마의 눈물 쇼’라고 비난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 기자회견에 직전 이 전 대표가 배당행위를 했다며 출당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지기도 했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전 대표 호소가 ‘시의적절’하다며 “우리당에는 옳은 말을 호응해주는 풍토보다는 우리끼리 라는 잘못된 기득권 카르텔이 너무 강하다”고 이 전 대표의 발언에 동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