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가수 권지용(35·예명 지드래곤)씨가 모발에 이어 손발톱 정밀 감정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배우 이선균씨에 이어 권씨까지 잇따라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물증도 없이 유흥업소 종업원 진술에만 의존해 무작정 소환한 경찰의 부실수사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권지용씨의 손발톱을 정밀 감정한 결과 마약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통보했다.

지난해 10월21일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에서 꼭 승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마약범죄에 엄정 대응할 것"을 검찰에 지시했다. 사실상 첫 선전포고로 경찰 행정력이 마약수사에 집중되는 사이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달 20일 이선균씨가 마약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지면을 달궜다. 같은 날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도 공개됐다. 하지만 국민은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의전비서관 가족사보다는 선량하고 바른 이미지를 구축해 온 이선균씨의 배신에 더 충격을 받고 온통 그쪽으로 화제가 쏠렸다. 윤석열 정부의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김승희 자녀 학폭’은 국민 관심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유명 연예인 이슈는 언제나 폭발력이 막강해 정권에 대한 비판적 이슈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에 안성맞춤이다.

전날 각종 비위혐의가 불거진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의 처남댁 강미정씨가 영화보다 더한 현실을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폭로했다. 그야말로 '검찰판 내부자'들로 막상 마약 투약은 검사 가족에게서 일어나고 있었지만, 오히려 매형인 검사가 경찰 조사를 막고 무마했다는 기막힌 정황을 밝혔다. 이선균씨와 권지용씨가 증거도 없이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수사받게 된 근본적 이유는 '집안에 검사 매형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이정섭 검사의 처남 마약수사 무마 혐의는 앞서도 제기됐지만, 언론 반향은 일으키지 못하고 묻혔다. 지난달 인터넷 언론매체 '뉴스버스'는 강씨가 남편의 가정폭력 및 대마 흡입 112신고를 했던 것은 2월6일이었고 하루 뒤 서울 수서경찰서에, 같은달 28일에는 서울경찰청에 정식으로 고발까지 했지만, 시료 채취는 5월말에 이뤄졌고 6월에 불송치 결정이 났다고 보도했다. 

송요훈 MBC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장관을 겨냥해 "마약과의 전쟁을 한답시고 엄한 데 가서 사고치지 말고,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고 연예인 주변이나 뒤지지 말고, 등잔 밑이 어둡다고 검사 주변부터 살펴보고 특히 고시 덕분에 부잣집 사위가 된 검사 주변부터 털어보라"고 힐난했다.

그는 "경찰에 마약 신고가 들어왔는데 검사 빽으로 무마하거나 사사로이 남의 전과 조회를 하거나 피의자에게 룸싸롱 접대를 받거나 수사 대상 기업에서 특별한 대접을 받거나 이권에 개입하여 압력을 넣거나 인허가에 개입하여 고속도로가 휘게 하는 등의 관행적 비리는 없는지..."라며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이정섭 검사를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 검사 탄핵은 이재명 대표 방탄'이라고 주장하던 검찰은 돌변해 전날 처가 골프장 등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빼박' 증거가 나온 것으로 봤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역대 정권들이 정권이 불리할 때 연예인들의 마약을 터뜨리는 ‘이슈를 이슈로 덮는’ 경험치”라며 “‘누군가 의도하고 기획했을 수도 있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타이밍”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