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2030 부산 엑스포 유치가 참패로 끝나 후푹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역인 부산이 눈물바다가 되었다는 소식이다. 그렇지 않아도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 투기로 가뜩이나 여론이 안 좋은 PK에 그야말로 폭탄이 떨어진 것이다.
패배도 어느 정도 비슷하게 했으면 말이 적을 텐데 무려 119대 29다. 이건 마치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과 한국 고교 농구팀의 스코어 같기도 하다. 혹자는 국민 분노지수는 119인데, 윤석열 정권의 지지율은 29가 될 것 같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국힘당은 역대급 참패에도 불구하고 또 문재인 정부 탓을 하고 나와 국민들의 분노에 불을 질렀다. 국힘당의 주장인 즉 문재인 정부가 부산 엑스포에 손을 놓아 생긴 결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부산 엑스포에 손을 놓았다는 말도 거짓말이고, 그것 때문에 졌다는 말도 거짓말이다.
문재인 정부 때는 약 70개국이 찬성 의사를 던졌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 들어 한국의 위상이 추락한 가운데 지지한 나라가 29개국으로 줄어든 것이다. 그리고 출범한 지 19개월이 된 정권이 아직도 전 정부 탓이나 하면 되겠는가? 만약 유치에 성공했다면 오로지 윤석열 공으로 돌렸을 것 아닌가.
허울좋은 대한민국 영업사원1호
주지하다시피 윤석열은 자신이 ‘대한민국 영업사원1호’라며 뻔질나게 해외 순방을 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해외로 나갔고, 순방 경비도 문재인 정부의 약 세 배를 썼다. 그런데 내년 순방비로 600억을 배정해 두었다. 아예 해외에 나가서 살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네티즌들 사이에선 윤석열이 해외에 나갔다가 귀국하면 “윤석열 방한”이란 말로 조롱하기도 했다. 해외에 자주 나갔더라도 효과가 있으면 욕을 덜 먹을 텐데 간 곳마다 퍼주기만 하고 정작 얻어온 것은 별로 없었다. 중동에 가서 수십조의 MOU를 체결했다고 자랑했지만, MOU 즉 양해각서는 친구가 “언제 밥 한 번 먹자” 하는 말과 다르지 않다. 지키지 않아도 괜찮은 약속에 불과한 것이다.
금전 살포 주장으로 사우디까지 적으로 만들어
한편, 엑스포 유치 자문 위원이 사우디가 금전을 살포했다고 말함으로써 사우디까지 적으로 돌린 결과가 되어버렸다.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건 사우디 왕세자가 그 말을 듣고 앞으로 한국과 거래를 하려할지 의문이다.
사우디가 오일머니로 물량공세를 펼 거라는 예상은 누구나 예상했던 것이다. 한국은 대신 창의성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프리젠터에션마저 엉망으로 했다.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한국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승자 사우디아라비아가 금전을 살포했다며 공개 저격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분풀이 하는 꼴과 같다.
수구 언론들 엑스포 유치 실패 총선 영향 없다고 왜곡
그런데 수구 언론들이 일제히 윤석열 정권이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것이 내년 총선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미리 쉴드를 치고 나왔다. 이는 그 반대를 상정하고 미리 예방주사를 놓으려는 수작에 불과할 뿐, 적어도 PK에서는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힘당 한 관계자는 "부산 유치가 성공했다면 정부‧여당에 크나큰 호재로 작용했겠지만, 실패했다고 해서 엄청난 악재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의 외교 능력이나 순방 성과에 대해 앞으로 국민들이 좀 더 엄격한 시선으로 보게 될 순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말은 스스로를 위로한 말일 뿐 공감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바다와 인접한 PK는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 투기로 직격탄을 맞은데다, 이번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로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새벽까지 TV를 지켜보던 부산 시민이 “마 치아뿌라!” 하고 윤석열을 욕했다는 말도 들려왔다.
국힘당 PK에서 반타작 하기도 힘들 것
PK는 총 34석이 걸려 있는데 이중 민주당이 10석만 차지해도 국힘당은 힘을 잃고 만다. PK가 이 정도면 수도권과 충청, 호남은 거의 전멸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개헌 저지선(100석)이 무너질 수도 있다. 따라서 국힘당은 총선을 앞두고 PK에서 대대적으로 물갈이를 할 가능성이 높다.
유치 결정 며칠 전만해도 막판 역전 운운했던 수구 언론들은 막상 결과가 119대 29로 나오자 충격을 먹었는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만약 민주 정부 때 저런 결과가 나왔다면 악평으로 도배를 했을 것이다. KBS는 이미 ‘땡윤뉴스’를 시작했고, YTN과 연합뉴스도 곧 민영화된다. 이동관이 탄핵되기 전에 이것저것 서두르는 꼴이 정말 가관이다.
야당 공격에 딜레마에 빠진 국힘당
야당은 그간 윤석열이 '엑스포 유치 홍보'를 명분으로 내걸고 잦은 순방을 떠났던 점에 대해선 날을 세우고 있다. 야당은 올해 윤석열이 해외 순방 예산으로 예비비를 포함해 총 578억원을 사용한 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때마다 대통령실과 정부에선 "부산 엑스포 교섭 등 사전에 예정돼 있지 않은 행사로 불가피하게 예비비가 늘었다"라고 해명해왔다.
엑스포 유치가 참패로 끝나자 국힘당은 겉으론 문재인 정부 탓을 하면서도 속으론 끙끙 앓고 있는 모양새다. 야당이 잦은 해외 순방과 경비를 거론할 경우 방어할 무기도 없다. 국힘당 내에서도 질 싸움에 총력을 기울인 게 잘못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래저래 국힘당은 죽을 쑤고 있다.
최종 프리젠테이션 삼류 가수 홈페이지 수준
최종 프리젠테이션은 마지막으로 부산의 매력을 뽐낼 기회였는데도 윤석열 정권은 그것마저 해묵은 가난-성공 타령으로 일관했다. 연설에 나선 최태원, 박형준, 한덕수, 반기문도 모두 올드보이로 창의성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는 "한국은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되돌려주고자 한다"라며 "부산 엑스포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여러분을 위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부산 엑스포를 통해 국제사회에 어떠한 도움을 줄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말의 성찬이었던 셈이다.
도대체 이 정권은 잘 하는 게 뭘까? 있긴 있다, 조작과 협박 남탓, 그리고 부동산 투기, 고속도로 저절로 휘게 하기 등. 역사상 이토록 무능하고 비열하고 잔인한 정권은 없었다. 탄핵밖에 답이 없다. 그것만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