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일이나 처음 본 인물, 광경 등이 이전에 언젠가 경험하였거나 보았던 것처럼 여겨지는 느낌’을 흔히 기시감(旣視感)이라고 한다. 한편, 평소 잊고 살던 것이 어떤 시각이나 청각 혹은 후각에 의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정동성 콤플렉스’라 한다. 가령 누군가 찐빵집을 지나가다가 진하게 풍겨오는 진빵 냄새 때문에 어린 시절 진빵집에서 깡패들에게 당했던 기억이 떠올라 흠칫 놀란 경우가 거기에 해당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심각한 외상을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장애를 의미한다. 외상은 마음에 큰 충격을 주는 경험을 말하는데, 외상의 종류에는 전쟁, 자연재해, 교통사고, 화재, 타인이나 자신을 향한 폭력과 범죄 등이 있다. 남성의 경우 전쟁 경험이 많고, 여성의 경우 물리적 폭행, 강간이 많다. 베트남 참전 용사의 약 3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했다고 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증상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악몽을 통해 외상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기도 하고, 외상과 연관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하거나 무감각해는 경우도 있다. 외상을 경험한 이후 극심한 불안, 공포, 무력감, 고통을 느낀다면 이 증상을 앓고 있다고 봐야 한다.
계속되는 윤석열 정권의 ‘입틀막끌’에 국민들 백골단 떠올려
윤석열 정권의 경호처가 전북 전주에 이어 카이스트 졸업식에서도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든 채 끌고 나가자 많은 사람들이 기시감에 치를 떨었다고 한다. 군부독재시절 백골단이란 게 있었는데, 이들은 단단한 방망이를 들고 다니며 데모을 하는 대학생들이나 시민들을 마구 팼다. 머리에 하얀 ‘하이바’ 같은 것을 쓰고 다녀 ‘백골단’이라 명명되었다.
백골단의 잔인성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했다. 백골단은 기존의 경찰이나 전경 중 뽑기도 하였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죄수 중에서도 선발하기도 하였다. 전두환 군부독재는 이들을 가혹하게 훈련시켜 데모를 하는 대학생들이나 시민들에게 적개심을 품게 하였다.
5.18때도 전두환 군부독재는 시위 현장에 계엄군을 파견하기 전에 가혹한 훈련을 시켰고, 항간에는 파견 전에 계엄군에게 술을 먹였다는 말까지 있었다. 광주로 파견된 계엄군은 마구잡이로 시민들을 때리고 쑤시고 쏘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죄인지도 모르고 몽롱한 상태로 그런 짓을 저지른 것이다.
윤석열 정권 국민을 개, 돼지처럼 다루어
이미 영상으로 공개된 전북 전주 행사장 장면과 카이스트 대학 졸업식 장면에 국민들은 자기도 모르게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바짝 긴장했을 것이다. 그것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 강성희 의원과 카이스트 대학생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번쩍 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고 나가는 경호원들의 모습에서 백골단을 떠올린 것도 일종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다. 윤석열 검찰의 검찰 특수부가 하는 짓을 보고 영화 ‘서울의 봄’에 등장하는 ‘하나회’를 연상하는 것도 일종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다
백골단이 국민들을 마구잡이로 검거해 두들겨 패거나 아예 폐인으로 만들어버리는 경우나, 검찰이 정적들을 마구잡이로 수사해 도륙내는 것이 뭐가 다른가? 이들은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있다. 오랜 검사 생활에서 온 빗나간 인식이다.
카이스트, 과학계 전체 들고 일어날 조짐
카이스트 졸업식 장면이 뉴스로 나가자 카이스트 재학생과 동문들은 물론, 과학계 전체가 들고 일어날 조짐이다. 카이스트 동문들은 “R&D 예산 삭감으로 불투명한 미래를 마주하는 카이스트 졸업생들 앞에서 미안함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공허한 연설을 늘어놓고서는 행사의 주인공인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쫓아낸 윤석열 정권의 만행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당장 쫓겨난 카이스트 졸업생과 전체 카이스트 구성원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동문들은 경호처장을 고발했다.
이 모든 사건은 윤석열이 말로는 과학을 외쳐놓고 정작 과학 연구 개발비는 5조 2000억이나 깎은 데서 연유했다. 그나마 민주당이 반발하자 윤석열 정권은 총선을 의식했는지 6000억을 늘렸다. 그래놓고 ‘과학 예산 6000억 순증’하고 자랑했다. 사실은 4조 6000억을 삭감한 것이다.
석사과정 과학도들 연구실 떠나기 시작
과학 연구 개발비가 4조 6000억이나 삭감되자 많은 과학자들이 이미 현장을 떠났다고 한다. 연구소에서 비정규직으로 박봉을 받으며 박사들을 보조했던 석사들은 그나마 알바비도 못 받아 생계가 위험해졌다. 많은 교수들과 연구원들이 장비를 구입하지 못하거나 수년 동안 해오던 연구를 축소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대학원생들은 당장 랩비, 연구실비가 삭감돼 연구를 해야 할 시간에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과잉경호가 아니라 그 자체가 폭행
R&D 예산을 4조 6000억이나 깎아 놓고 과학 예산을 늘리겠다는 윤석열의 궤변에 카이스트 재학생 졸업생 교수들은 물론 과학계 전체가 분노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것은 국민을 졸로 보는 검사식 버릇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방증이다. 경호처가 한 행위는 과잉경호가 아니라 그 자체가 폭행이다.
경호처는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하지만 그 대학원생과 윤석열과의 거리는 멀었고 주장한 것도 일방적인 욕설이 아니라 “과학 예산을 늘려달라”는 것이었다. 국민이 이런 소리도 못한다면 그게 나라인가? 공포 정치의 끝은 그들이 그런 공포에 젖게 하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시중에 “윤두환이 부활했다”란 말이 퍼지고 있겠는가?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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