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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 발언 후 영일만 석유...윤석열 급하긴 급한 모양

유영안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4/06/04 [10:24]

천공 발언 후 영일만 석유...윤석열 급하긴 급한 모양

유영안 논설위원 | 입력 : 2024/06/04 [10:24]

 

 

▲ 출처=정법TV/연합뉴스  © 서울의소리




이런 걸 뜬금없다고 해야 할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윤석열이 예고도 없이 포항 영일만 앞바다 일대에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손수 발표했다. 그런 발표는 보통 산업자원부 장관이 하는데, 직접 한 것으로 봐 기대가 큰 모양이다.

 

그런데 이 뉴스가 나가자 48년 전 박정희 정부 때도 같은 발표를 했다가 가짜로 드러난 게 알려지면서 포항시민들마저 언제 적 사기를 또 치려하노?” 하고 웃었다고 한다. 그만큼 비현실적이란 얘기다. 어떤 네티즌은 거기에 석유가 매장될 가능성은 0.21%라고 조롱했다. 최근 나온 윤석열의 국정지지율을 빗댄 것이다.

 

48년 전 대국민 사기극 재현되나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지난 1976115일 연두기자회견에서 "작년(1975) 12월에 영일만 부근에서 우리나라 처음으로 석유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하 1500m 부근에서 석유가 발견됐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서 성분을 분석한 결론은 질이 매우 좋은 석유라고 판명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197512월 포항 영일만 인근에 시추공 3개를 뚫다가 2공구에서 시커먼 액체를 발견했다. 드럼통 한 개 정도의 소량이었다. 이를 청와대에 보고했고 박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직접 발표했다. 이후 샘플을 분석했는데 비정상적으로 경유 함량이 높았다. 당시 기술 기준 등을 고려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시추 작업을 중단했다.

 

국면 전환용인가, 주가 조작용인가?

 

윤석열이 동해안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상업성을 확보한 매장량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는데 최대 10년이 걸린다"고 말하며 "물리 탐사 만으로는 정확한 매장량을 추정할 수 없다. 이번 발표가 하락세의 지지율을 전환하기 위한 국면전환용은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일갈했다.

 

조국혁신당도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매장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시추를 해봐야 알 수 있다""국민들께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 봐달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 차분해져야 하는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관련 보고를 듣는 순간 지지율을 끌어올릴 호재로 보이더냐"고 반문하며 "50년 전 박정희 정부 당시에도 유사한 소동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조갑제도 비웃음

 

이에 대해 197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포항 유전 가짜 파동'을 추적해 특종을 했던 조갑제는 조갑제닷컴홈페이지에 "윤석열의 포항 앞바다 유전 가능성 발표와 박정희의 포항석유 대소동이 겹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갑제는 "박정희는 정유를 원유로 오인, 포항에서 양질의 석유가 나왔다고 발표했었다"라며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앞바다에 대유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를 하는 걸 보고 1976년의 일이 떠올랐다. 가짜로 판명된 포항석유발견 대소동이다"라고 말했다.

 

조갑제는 이어 "유전 발견은 물리탐사가 아니라 시추로 확인되는 것인데 물리탐사에만 의존하여 꿈같은 발표를 하는 윤 대통령은 박정희의 실패 사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며 자신이 쓴 박정희 전기에 실린 포항석유 대소동 전말기를 공유했다.

 

포항시민들도 시큰둥

 

윤석열은 3일 대통령실에서 직접 브리핑을 통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시추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네티즌들이 시추 한 번 하는데 천억이 들어가는데 또 얼마나 많은 국고를 쓰려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에 대해 포항 시민들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문제는 경제성이라고 일갈했다. 포항에는 7년 전 도심 한가운데서 천연가스가 치솟을 정도로 석유와 가스가 자주 발견됐지만, 번번이 경제성이 낮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포항 앞바다의 잦은 지진 유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201711월과 이듬해 2월 발생한 일어난 두 차례 지진이 지열발전 사업과 연관 있는 것으로 정부의 공식 조사 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한국석유공사가 울산 앞바다에서 새 가스전을 찾기 위해 시추했다가 내부 압력이 과도하게 높은 지층인 고압대가 발견되자 중단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천공 등장

 

윤석열의 발표로 석유 개발과 관련된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하자 네티즌들이 다시 천공을 들먹였다. 2주 전에 올라온 천공의 유튜브 영상에서 천공은 우리도 산유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네티즌들이 "이번에도 천공 작품이냐?", "하필 2주 전에 천공이 유전을 언급했다. 진짜 천공 때문에 하는 건 아니겠지?", "주식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천공을 믿어야 한다"고 조롱했다.

 

천공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린 영상에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냐.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면서 "이 나라 밑에 가스고 석유고 많다. 예전에는 손댈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다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어제 100억 원어치 산 사람이 있다면 하루 새 30억 원을 벌었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민간 기업이 이런 공시를 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면 당장 수사 대상이겠지만, 검찰과 금감원이 조사할 리는 없을 것"이라며 "군사독재 시절에는 서민에게 헛꿈을 팔고 권력자들이 현금을 챙기는 일이 아주 흔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이 소문 같은 것을 손수 발표한 것을 보니 침이 마르긴 마른 모양이다. 시추를 해서 나온 결과가 아니라 미국에 있는 회사가 한국이 보낸 성분을 분석해서 나온 결과 같은데 발표 먼저 하는 것을 보니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런다고 민심이 돌아설까? 이게 또 가짜로 드러나면 그 뒷감당은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시추해서 경제성 평가까지는 총 12000억이 들어간다니 하는 소리다. 다시 부산 엑스포 꼴 날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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