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가 지난 2022년  9월13일 최재영 목사한테서 받은 디올백이 든 쇼핑백을 앞에 두고 최 목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유튜브 갈무리

국민권익위원회에 이어 검찰도 영부인 김건희씨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리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고심끝에 내민 카드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회부였다. 수심위는 오는 6일 오후 2시 열리며 당일 결론을 내는 가운데 '면죄부 쌓기'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현재까지 대검찰청이 최재영 목사 쪽에는 수심위 회의 참석 자체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김건희씨 쪽은 참석하기로 하면서다. 검찰이 ‘무혐의’에 대한 근거 자료만 제공하는 판을 깔아주면서 수심위원들에게는 김씨 쪽 주장만 듣고 심의해야 하는 불공정한 상황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건희씨는 배우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에 걸쳐 본 매체 '서울의소리'로 부터 '청탁금지법 위반과 변호사법 위반, 알선수재, 뇌물수수, 직권남용, 증거인멸' 등 6개 혐의로 고발당했다. 영상 증거까지 명확한 실체가 있는 혐의다.

전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대검은 지난주 김건희씨 쪽 변호인에게는 수심위 참석 여부를 묻고 ‘참석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한겨레는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역시 수심위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최 목사 쪽에는 이날까지 아무런 통보가 오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김씨에게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검찰 수사팀과 김씨 쪽은 수심위에 각각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는데, 모두 이번 사건에 범죄 혐의가 없다는 주장만 담길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형평성에 어긋나게 끝까지 최재영 목사를 부르지 않는다면 수심위가 검찰과 김씨 쪽의 일방적인 의견만 듣고 무혐의로 결론 낼 가능성이 명약관화하다.

특히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한 심의 결론에 영향을 받는 것은 김씨가 아닌 최 목사가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청탁금지법에는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에, 처벌 대상은 금품수수를 신고하지 않은 윤 대통령뿐이다. 만약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된다는 결론이 나오고 이를 검찰이 수용하면 최 목사는 마음대로 방어권을 행사할수 있는 김씨와 달리 의견 한 번 못내고 기소 될 수도 있다.

최 목사의 변호인은 “검찰도 무혐의, 김 여사 쪽도 무혐의를 주장하면 수심위원들이 무엇을 근거로 무혐의가 아닌 결론을 낼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수심위원 경험이 있는 오지원 변호사는 “최소한 반대 입장을 피력할 고발인 등을 부르지 않는다면 ‘면피용 수심위’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본 매체는 긴급성명서를 통해 "이원석 검찰총장은 수심위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구성하고 피의자 김건희, 최재영을 직접 대질 심문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대검은 왜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도 심의해야 하는지 이유를 밝히라"며 "만약 수심위가 공정한 심의를 하지 않고, 김건희 면죄부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면 서울의소리는 무효를 선언할 것"이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