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적 같은 소식에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은 서점이다. 수상이 발표된 지 5일 만에 한강의 작품들이 무려 107만 권이나 팔려나갔다고 한다. 이 기간 중 한국엔 진짜로 단비가 내렸다. 문화강국을 꿈꾸었던 백범 김구가 흘린 눈물이 아닐까. 누구보다 책을 좋아했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도 같이 울었을 것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것도 대형 서점 위주로 집계된 것이라 실제로는 더 팔렸을 것이다. 그 바람에 출판사나 인쇄소도 밤샘작업을 하고 있다니 이게 꿈인가 했을 것이다. 한강의 작품을 출한 출판사는 창비, 문학동네, 문학과 지성 등이다. 이런 걸 ‘즐거운 노동’이라하면 어떨까. 그저 생존하기 위해 하는 노동과 마음 깊숙한 자부심으로 일하는 노동은 그 질이 다르다.
한강의 작품 중 광주 5.18의 아픔을 그린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의 아픔을 그린 ‘작별하지 않는다’가 가장 많이 팔린다니 더 기쁘다. 그 전에 맨부커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는 이미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베스트셀러 1~10위가 모두 한강 작품이라니 그 열풍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극우들은 한강 작품을 역사왜곡이라 비하하고 있다. 그들은 소설과 역사도 구별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정의가 부재하던 시대의 정의
2010년,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 시절에 마이크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한국에서만 200만 부 이상 팔린 적이 있다. 사람들이 정의가 무엇인지 몰라 책을 산 게 아니라, 그만큼 당대 한국의 기득권자들이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책을 산 것이다. 전두환 정권이 내건 슬로건이 ‘정의사회구현’이었다. 가장 정의롭지 못한 세력이 정의를 부르짖은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어떠했는가. 이명박이 저지른 4대강 개발 비리, 해외 자원 개발 비리, BBK소동, 다스 소유 등은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이어서 정권을 차지한 박근혜는 비선의 국정농단으로 탄핵되었다. 그러니까 애국과 반공을 외쳤던 한국의 보수들은 속으로는 이권 챙기는 데 시간을 다 보낸 것이다.
권력이 창출되는 과정에서 각종 이해관계가 얽혀 수많은 부정부패가 생긴다. 선거 때 도와주고 권력에 기생해 피를 빨아먹는 모기 같은 존재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들 대부분은 애국과 반공을 내세워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세력을 좌파, 빨갱이,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 탄압했다. 개인의 이기주의와 잘못된 민족주의가 모이면 전체주의가 되고 그것은 전쟁과 학살을 낳는다. 마이크 센델이 말한 정의란 결국 ‘약자’를 더 배려하는 것이다.
탄생부터 부도덕한 윤석열 정권
돌이켜 보면 윤석열 정권은 탄생 전부터 지금까지 뭐 하나 정상적인 게 없어 보인다. 변방에 있던 자신을 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임명해준 문재인 대통령의 등에 칼을 꽂고 다른 당으로 가 대선 후보가 된 것 자체가 부도덕하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수사로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 이 두 문장으로 그는 마침내 대권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 그 말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은 별로 없어 보인다.
무슨 주술처럼 달고 다니던 ‘공정과 상식’도 사라진 지 오래다. 모든 것의 기준이 되었던 ‘법과 원칙’이란 말도 박물관 속의 유물이 되어버렸다. 국민들이 그토록 신봉했던 공정과 상식은 기실 공갈과 몰상식이었고, 법과 원칙은 불법과 반칙뿐이었다. 누가 말마따나 “나도 속고 국민도 속은” 것이다.
비리 왕국
주가조작, 명품수수, 해병대 수사 외압, 마약수사 외압, 공천개입에 이어 이번에는 김건희 비선라인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김대남이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언급된 ‘십상시’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한남동 라인’이니 ‘김건희 7인방’이니 하는 말이 조중동에서마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대남과 명태균의 폭로가 타져 나오자 국힘당도 ‘올 것이 왔다’ 하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퍼졌던 김건희의 비리와 인사개입, 공천개입에 이어 윤석열의 대선 부정선거 의혹이 비로소 폭로된 것이다. 특히 “윤석열을 홍준표보다 2~3% 올려” 여론을 조작하라고 지시한 명태균의 녹취록은 가히 충격적이다. 여론조사비 3억 6천만 원 대신에 김영선에게 공천을 받게 했다는 강혜경 씨의 폭로는 전율마저 느끼게 했다. 이게 사실이면 지난 대선은 무효가 된다.
김건희 인사 개입설 파다
지난해 3월 국가안보실장·외교비서관·의전비서관이 석연찮게 경질됐을 때 김건희의 입김이 작용했단 말이 파다했다. 실제로 후임 의전비서관은 김건희의 측근이 기용됐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 보도가 불쑥 불거진 것도 출처가 ‘여사 라인’이란 말이 나돌았다.
총선 참패의 빌미를 제공한 명품백 사건도 ‘여사 라인’ 때문에 윤석열이 민심에 부응하는 조처를 결단하지 못했다는 게 정설이다. 지금 김건희 비리는 국정의 최대 리스크가 돼버렸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정권의 국정 지지율은 20%대이고 여론조사 ‘꽃’의 경우 긍정이 19%, 부정이 80%였다. 이미 심리적 탄핵이 이루어진 것이다. (자세한 것은 주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위대한 국민에 저급한 정권
한국은 몇 년 전만 해도 G8에 거론될 정도로 UN이 인정한 선진국이었다. 1인당 개인소득도 33000불을 넘어섰고, 주가도 3500가가이 됐다. K팝과 영화도 세계를 석권했다. 5년 동안 북한의 도발이 없었고, 남북정상회담만 두 번 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80%가 넘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후 한국은 경제는 세계 14위로 후퇴하였고, 그 잘 나가던 K팝마저 시들해졌다. 대신 무역수지 적자, 경상수지 적자, 57조 세수 손실로 경제가 파탄났다. 자영업자 100만 명이 거리로 나앉았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은 부자들 감세만 해주었다. 거기에다 온갖 비리가 날마다 터져 나오고 있다. 위대한 국민에 저급한 정권이다. 방법이 없다, 모두 들고 일어나 저 무능하고 비열하고 간사한 친일매국 정권을 탄핵하는 수밖에.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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