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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사진 한 장의 정치학, 한 노려보는 윤, 검사와 피의자?

유영안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4/10/22 [11:38]

[논설] 사진 한 장의 정치학, 한 노려보는 윤, 검사와 피의자?

유영안 논설위원 | 입력 : 2024/10/22 [11:38]

▲ 출처=대통령실  © 서울의소리


-한 면담 후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에 관해 말들이 많다. 사람의 마음은 보통 눈으로 투영되는데, 양손을 탁자에 짚고 한동훈을 노려보는 윤석열의 눈은 마치 검사가 피의자를 노려보는 모습 같았다. 혹자는 담임선생이 반장과 부반장을 불러 혼내주는 모습 같기도 하였다.

 

한동훈을 노려보는 윤석열의 눈에는 적개심이 노골적으로 배어 있었으며, 심지어는 금방이라도 한 대 때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둥근 테이블이 아닌 직사각형 탁자에서 면담을 한 것도 의도적으로 보인다. 상하관계를 분명하게 해 넌 나의 부하야, 하고 말하려 하는 것 같다.

 

분위기는 아이스, 효과는 제로

 

탁자에는 아이스커피와 제로콜라가 놓여 있었는데, 이걸 두고 어느 개그맨 출신 방송인은 분위기는 아이스(얼음), 효과는 제로(콜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윤석열이 평소에도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버릇이 있지만 여당 대표를 이런 식으로 대하자 친한계는 물론 보수층에서도 해도 너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두 번째 사진은 윤석열과 한동훈이 만나 대통령실 주변을 걷는 장면인데, 이 사진도 화제가 되었다. 주머니에 손을 놓고 한동훈을 바라보는 윤석열의 모습이 마치 옆집 조폭이 동네 양아치를 바라보는 모습 같았기 때문이다. 뒤에 있는 홍철호 정무 수석은 더욱 웃겨 보인다. 정무 수석은 당정 간에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데 도대체 뭘 하고 월급을 받는지 모르겠다. 이에 대해 어느 네티즌은 회사로 가서 닭이나 계속 튀기지하고 비웃었다.

 

들러리 정진석

 

한동훈 옆에 앉아 수첩에 뭔가를 적는 정진석의 모습도 웃겼다. -한 대담에 왜 비서실장이 동석했는지 그 이유도 모르겠고, 국회의원 5선 출신이 당보다 용산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도 민망했다. 하긴 뭐라 잘못 말했다간 당장 모가지가 날아갈 테니 겁도 났을 것이다.

 

한동훈은 현안 자료가 든 것으로 보이는 빨간 파일을 테이블 위에 놓고 윤석열을 설득하려 했으나 윤석열이 3대 의제에 대해선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상 빈손 면담이었다. 한동훈은 3대 의제로 김건희의 대외활동 중단, 대통령실 '김건희 라인' 인적 쇄신, 김건희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이독경(牛耳讀經)이었다.

 

한동훈은 면담이 끝나면 브리핑을 하려 했으나 얻어온 게 하나도 없어 그런지 그냥 귀가했다. 그후 국회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특히 친한계의 반응은 격앙되어 한동훈과 윤석열이 결별해야 한다는 말도 터져 나왔다고 한다. 따라서 김건희 특검이 가결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나마나한 대통령실의 발표

 

이처럼 분위기도 험악하고 실제로 합의된 게 하나도 없는데도 대통령실은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이 하나가 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헌정 유린이란 야당이 발의하려는 특검과 탄핵을 의미할 것이다. 합의된 게 하나도 없는데 무슨 얼어죽을 당정이 하나가 되기로 약속했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

 

보나마나 면담 전에 김건희가 한동훈이 제안한 3대 의제에 대해 절대 받아들이지 말라고 경고했을 테고, 김건희가 없으면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윤석열은 그대로 실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윤석열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아내에게 그런 말을 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말을 했다가 자신의 정치생명도 위험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용산의 주인은 사실상 김건희란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기로에서 선 한동훈

 

문제는 한동훈의 이후 대응이다. 전처럼 죽어 살면서 당대표 자리를 유지할 것이지, 아니면 용산과 정면 승부를 걸어 차기 대선 후보 자리를 꿰찰 것인지는 오직 한동훈의 선택에 달렸다. 한동훈이 또 망설이면 그의 정치적 미래는 없을 것이다.

 

보수층도 한동훈이 좋아 지지한 게 아니라, 윤석열보다는 잘 할 거라는 기대 때문에 잠시 지지를 보내준 것이다. 하지만 한동훈이 하나마나한 말만 골라하고 투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차기 대선 주자도 홍준표나 오세훈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용산도 내심으론 오세훈을 내세우려는 마음을 먹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오세훈 역시 재임 기간 중 대형 참사(우면산, 반지하방, 이태원)가 자주 일어나 설령 국힘당 대선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승리하기 힘들 것이다.

 

오세훈의 우유부단함은 한동훈을 능가한다. 그나마 해볼 만한 사람이 유승민인데, 용산의 눈 밖에 나 있으니 보수의 앞날은 캄캄하다 할 것이다. 한동훈이 당대표가 되는 순간 보수의 공멸은 예견되어 있었다. 능력도 없고 소신도 없는 그야말로 샛님이기 때문이다.

 

 

김건희를 싫어하면서 김건희 특검엔 반대하는 이중성을 극복하지 못하면 한동훈은 결국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그 자리를 홍준표, 오세훈, 안철수, 원희룡, 나경원 등이 노릴 텐데 누구 하나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 그 나물에 그 밥이기 때문이다. 조만간에 보수는 공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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