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제3의 호화시설'은 스크린 골프장?..野, 시행업체 이메일 공개윤건영 "경호처가 현대건설 통해 제안..관저 공사 참여자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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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하단은 대통령 관저 스크린골프장 등 휴게시설 설치 제안서 일부. 윤건영 의원실 제공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스크린골프장과 다과실 등 호화시설이 설치돼 휴양지를 방불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대통령 관저의 드레스룸과 사우나 시설 증축 공사에 이은 제3의 호화시설이라는 추가 폭로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관저 위성사진 중 추가 증축된 부분을 가리키며 "저 시설은 스크린 골프가 설치돼 있는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관저를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외교부 장관 관사엔 없던 건물이 신축됐는데 이 건물에 스크린 골프장이 포함된 호화 휴게시설이 마련됐다는 지적이다.
윤 의원은 2022년에 작성된 ‘(대통령 관저) 야외 휴게공간 설치 제안서’를 공개하면서 “관저 공사에 참여한 분에게 제보받은 내용”이라며 “대통령 관저에 신축된 건물은 스무평(66㎡) 정도의 초호화 스크린 골프 장비가 설치된 휴게시설”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보자가) 당시 김용현 경호처장과 경호처에서 현대건설을 통해 시행업체에게 제안을 해왔다고 한다”라며 현대건설 쪽이 한 업체와 주고 받은 이메일도 공개했다. 현대건설이 '한남동 야외 휴게공간 도면 송부'라는 제목으로 2022년 6월 작성된 메일에는 ‘한남동 관저 휴게시설 관련 내용’이라며 제안서가 첨부돼 있다.
이에 대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해당 시설은 "창고"라고 반박했다. 정 실장은 "대통령 보안구역에 있는 시설에 대해 제가 일일이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수가 없음을 양해해 주길 바란다"라며 "아주 검소하고 초라한 관저라는 말씀드린다"라고 부인했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도 "현재 관저에는 사우나도 없고, 스크린 골프장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윤 의원은 이들이 시종일관 부정하는 것과 관련해 "(메일은) 한남동 관저 휴게시설에 관한 내용이다. 현대건설에서 시행업체한테 보낸 메일"이라며 "(증거가 나왔는데도) 부정하나"라고 강하게 추궁했다.
아울러 "'시공 도면은 내일까지 완료한다'고 해서 (당시) 김용현 (대통령경호처) 처장이 현장에 와서 작업 지시까지 했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만약 이 질의에 대해 거짓으로 증언한다면 그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관저에는 스크린 골프 시설이 없다고 말씀하는 건가"라고 거듭 따졌고, 김 차장은 "없다"라고 답했다.
해당 이메일에는 ▲22.06.03 야외 휴게공간▲22.06.03 야외 휴게공간(철골도면 추가) ▲야외 휴게공간(제출도면)▲외장재 이미지 ▲외장재 제품명 등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첨부파일도 함께 있었다.
최근 감사원은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과 관련한 감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과정에서 반드시 작성돼야 할 준공도면이 작성되지 않고, 준공검사조서 조작까지 이뤄지자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되는 공간’이 관저에 만들어진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 관저 야외 휴게공간 설치 제안서 일부. 윤건영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