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던져도 맞고 가겠다'더니"..尹, 시정연설 패싱에 조선과 與도 비판조선 "무슨 돌을 어떻게 맞고 가겠다는 것인가"
|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대독했다. 현직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이후 처음 관례를 깬 것으로 언론도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사설을 통해 비판에 나섰고 여권에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조선일보'는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라던 윤 대통령의 말을 상기시키며 이례적으로 큰 충격을 표했다.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으로는 처음 지난 9월 국회 개원식에 가지 않았던 일까지 겹쳐 ‘불통’ 이미지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재·보궐 선거 후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승리한 부산 금정구의 범어사를 방문해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고 했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도 했다"라며 "어떤 어려움도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야당의 모욕적 언사나 행태를 참기 싫어서 국민에게 국정을 설명하는 자리에도 안 나가겠다고 한다. 무슨 돌을 어떻게 맞고 가겠다는 것인가. 여권 전체가 위기감을 호소하며 불안해하고 있는데 대통령 한 사람만 못 느끼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고작 면전에서 야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이 나올까 두렵고 싫어서라는 것"이라며 "이게 행정부 수반으로서 내년도 예산 677조 원이 어디에 쓰일지 국회와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대통령의 책무를 거부하는 이유가 된다고 보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경향신문도 "국민들 앞에 설 자신도 없는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에서 연일 최저치를 기록한 국정 지지율과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논란 등에 대한 어떠한 사과도 없이 2년 반 동안의 자체 성과와 의료개혁 등 4대개혁만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을 정도로 나라 안팎의 어려움이 컸다"라며 "대내외 위기에 맞서 지난 2년 반을 쉴 틈 없이 달려왔다"라는 말로 서두를 꺼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금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 의료개혁의 4대 개혁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과제들"이라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4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22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찾아 대웅전 참배 뒤 주지 정오스님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 거부는 국민에 대한 권리 침해"라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시정연설은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기조와 주요 정책방향을 국민께 직접 보고하고 국회 협조를 구하는 국정의 중요한 과정"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친한동훈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을 두고 "이해할 수 없는 정무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회는 민의의 전당, 국민의 전당이다. 지난 국회 개원식에 이어 두 번째로 국회를 패싱하는 이 모습이 대다수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냉철하게 판단했어야만 한다"라며 "거듭, 가면 안 되는 길만 골라 선택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정무 판단과 그를 설득하지 못하는 무력한 당의 모습이 오늘도 국민과 당원들 속을 날카롭게 긁어낸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