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오는 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11월 7일 연다는 기자회견을 3일전인 11월 4일 발표하면서 ‘긴급’ 기자회견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원래 11월 20일을 전후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악화되는 여론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표현은 긴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급박한 상황을 느끼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긴급하게 생각한다면 당장 오늘이라도 기자들을 불러 모아 엎드려 사죄하는 방식을 취하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윤석열의 기자회견은 모두발언 발표와 기자들의 질의응답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특별한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은 듯하다. 예를 들면 계엄령발표나 대통령의 하야 발표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윤석열의 기자회견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우선 대부분의 내용이 자화자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현재의 부정적인 상황을 타개할 방책으로 안보가 어떻다든지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든지 같은 뜬 구름 잡는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다. 현재의 부정적인 여론은 좌파의 선동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된 것이지 실제로 국정운영은 매우 잘하고 있다는 식의 발언이 이어질 게 뻔하다. 지난 4일 한덕수 총리가 대독했던 시정연설을 봐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지난 2월 KBS와의 대담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이 통치를 매우 잘하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둘째, 가짜 뉴스 때문에 국정이 힘들게 되었다는 식으로 변명만을 늘어놓을 것이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할 것이다. “모든 것이 음해이며 명씨와 관계는 선거때 도움을 조금 받았을 뿐 대통령 취임 후 매정하게 손절을 못하여 제 처가 연락을 한 것이고 제가 더욱더 세밀하게 지켜봐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말로 핑계를 댈 것이다. “공천개입은 전혀 사실무근이고 명씨가 날 도와준 것을 제가 차마 거부할 수가 없어서 명씨를 달래기 위해 거짓말 한 것이다. 앞으로 제처를 제 2 부속실에서 관리감독 하도록 하겠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빈 말만 떠들어 댈 것이다. 어쩌면 ‘바이든-날리면’ 시즌2가 나올 수도 있다.
셋째,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말만 반복할 것이다.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정진적 비서실장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발언한 것처럼 윤석열도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발언할 것이다. 사실 국민들은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발언에도 분노하지만 그들이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부분에서 더 큰 분노를 느끼는 것이다. 명씨를 통한 여론조작이나 공천개입 그리고 김건희의 과거 사기꾼 행적에 대해 속 시원한 해명도 반성도 사과도 없었다. 국민들은 김건희 특검을 외치는 데 윤석열은 거부권만 행사하는 짓거리가 반복되는 상황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상식적으로 모두에게 공정한 법의 집행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윤석열이 대선 후보 시절에 주구장창 외쳤던 것이기도 하다.
윤석열은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어쩌면 질의응답을 사전에 짜 맞추기 형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그것은 이명박과 박근혜 시절 그리고 그 이전인 군사독재 시절부터 이어져 왔던 행태였다. 자신에게 우호적인 보수 언론의 기자에게만 질문을 하게 하는 등의 방식이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들이 실제로 궁금해 하고 알아야 할 것은 쏙 빠져버린, 이른바 앙꼬없는 찐빵이 될 수도 있다. 과연 MBC를 비롯하여 한겨레 경향 같은 진보 언론에게 얼마나 많은 질문기회를 줄 것인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기자회견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뉴스타파, 서울의 소리, 그리고 시민언론 민들레 등의 기자도 불러서 그들에게 질문할 기회를 줘야한다. 그렇지 않은 기자회견은 결국 알맹이만 쏙 빠진 채 윤석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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