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일까지 헤리스 당선을 예측했던 미국 여론조사 기관과 언론들이 망신을 당했다. 막상 개표를 해보니 트럼프의 압승이었기 때문이다. 흑인과 여성의 인권을 내걸었던 해리스보다 강한 미국과 경제 활성화를 내걸었던 트럼프에 미국 국민들이 손을 들어준 것이다. 또한 인간적 매력도 작용한 것 같다. 해리스는 원래부터 인기가 없었다.
이로써 해리스의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의 꿈은 사라졌다. 흑인 여성들도 해리스를 많이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그만큼 바이든 정부 때 오른 물가가 미국인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다른 한편으론 백인 우월주의와 자국 우선주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당선이 한국의 경제,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본다.
높은 관세, 반도체 보조금 축소로 한국 기업 타격 예상
트럼프는 대선 내내 “한국은 머니 머신이다”라고 주장했다. 즉 한국이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세를 높여 한국의 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관세를 높이면 한국 기업이 입을 피해는 연간 50~60조 가량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보조금 때문에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세운 삼성, SK 등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SK 등은 미국 현지에 이미 공장을 짓고 있으므로 트럼프가 보조금을 낮추거나 지급하지 않아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공장을 완공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 들어 한국의 재벌들은 100조 넘게 미국에 투자했는데 낭패를 보게 생겼다. 해외 순방 때마다 재벌들을 병풍삼아 데리고 다니더니 꼴좋다.
트럼프,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100억 달러 요구
트럼프는 한국이 내는 방위비 분담금도 너무 적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한국의 방위분담금을 100억 달러로 올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현재 한국은 방위분담금으로 연간 약 1조5000억을 정도 내고 있는데, 트럼프의 요구대로 하면 14조 가량을 내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도 마냥 고집만 내세울 수 없어 적당히 타협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무역수지 적자, 경상수지 적자, 세수 손실로 나라 곳간이 비워가는데 방위분담금마저 올리고 윤석열 정권이 거기에 굴복하면 반미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 오히려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도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려 할 것이다. 문제는 윤석열 정권이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해 요구대로 들어줄 수도 있다는 점에 있다.
윤석열은 6일 강원도 춘천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열린 제8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하고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들은 후 “한·미동맹과 미국의 미래는 더욱 밝게 빛날 것”이라는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고 하지만 속으론 뜨끔했을 것이다. 바이든을 마치 형님처럼 모시며 원하는 것을 다 해 준 윤석열로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한미일 공조 무너질 수도
트럼프는 임무를 시작하자마자 바이든 업적 지우기에 나설 것이다. 따라서 윤석열, 바이든, 기시다가 맺은 ‘워싱턴 선언’이나 ‘캠프데이비드 선언’도 무효가 될 수 있다. 한·미가 신설하기로 한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의 실질적 운용도 어려워질 수 있다. 트럼프는 비용이 많이 드는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여 왔다.
장사꾼 출신인 트펌프는 그동안 한국과 미국이 공조해 온 북한의 비핵화 문제도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즉 북한이 핵을 가진 것을 인정하고 대신 미국으로 발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규제하는 선에서 타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포-19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신형 ICBM 발사에서 확실한 성공을 이룩해 동종의 핵투발수단 개발에서 우리가 확보한 패권적 지위가 절대 불가역이라는 것을 세계 앞에 보여 줬다”며 “핵무력 강화 노선을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적당한 당근을 내밀면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북한의 ICBM 타격 목표는 한국으로 변한다. 이 과정에서 한미일 공조가 무너질 수도 있다.
미국 공화당에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가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을 ‘패싱’한 채 북한과 핵 군축론 담판을 지으려 할 경우 한·미 동맹의 근간이 흔들릴 여지도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미국의 핵 군축론에 대비한 자체 전술핵 무장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남북관계에 훈풍 불 수도
한편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오히려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고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당선 즉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점이 이번 대선에서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국이 지원을 중단하면 우크라이나도 어쩔 수 없다. 그 경우 젤렌스키는 정치적 위기를 맞아 하야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사이가 좋아 전쟁이 종식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영토를 원래대로 회복하느냐 현재 점령상태로 휴전하느냐인데, 후자일 가능성이 더 높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러시아의 승리가 되는데 트럼프가 과연 그렇게 할지 의문이다.
친이스라엘인 트펌프는 이스라엘과 하베스와 전쟁도 종식시킬 수 있다. 하지만 전쟁이 종식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그 즉시 감옥에 갈 수 있어 이스라엘이 전쟁 종식을 거부할 수도 있다. 미국에선 이스라엘 출신 유대인들의 경제 파워가 막강해 트럼프도 함부로 할 수 없다.
문제는 남북관계
문제는 적대적 대북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이다. 미국이 만약 한국을 패싱하고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하면 윤석열은 난처한 입장에 처해 외교적 고아가 될지도 모른다. 형님처럼 모시던 바이든도 없고, 굴종적 대일외교를 하게 했던 기시다도 없으니 하는 말이다.
한국인 중 상당수가 은근히 트럼프가 당선되길 바란 것은 남북이 서로 교류하고 평화롭게 지내는 시대가 오길 바라는 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트럼프가 집권했을 때 남북은 정상회담만 두 번 했다. 그때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80%가 넘었다. 윤석열이 적대적 남북관게를 계속 유지하면 역사적 죄인이 될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탄핵하고 새정부가 들어서야 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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