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자 윤석열의 기자회견 후폭풍이 상당히 거세다. 하나마나 한 기자회견이라는 견해부터 국민을 우롱하는 수준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또한 대통령의 자리에서 나오는 수준의 언사가 아닌 동네 시정잡배들의 언어를 무작위로 풀어놓는 처참한 수준의 말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과 조국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에서 조차 기자회견의 사과와 내용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8일 오전에 발표된 한국갤럽의 윤석열 지지율 여론조사는 역대 최저치인 17%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미 80%가 넘는 국민들이 윤석열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김건희 관련 부분에 대해 정중하고 무조건적인 사과가 아니라 ‘악마화 되었다, 가짜뉴스다, 정치선동이다’라는 말로 사과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받는 수준이 된 것이다. 윤석열 지지율에 가장 여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이 김건희라는 인물 때문이라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윤석열의 기자회견이 무려 20일이나 앞당겨서 진행되었다는 것은 결국 현재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행보라고 많은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었다. 불편한 여론을 잠재우고 좀 더 국정운영에 활력을 얻기 위한 방책이라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앞당겨진 윤석열의 기자회견의 내용이 취임이후부터 현재까지 상황을 놓고 볼 때 크게 달라진 것은 전혀 없어 보인다. 변명과 책임전가로 일관된 기자회견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윤석열과 정부여당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향후 해외순방에 김건희를 배제한다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국내 정치뿐만 아니라 외교 등의 과정에서도 김건희의 활동 범위를 제한한다고 한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제안은 박지원 의원을 통해 먼저 흘러 나왔다. 박지원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대통령실이 불쾌한 내색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결국 해외 순방 배제라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순방국가가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다. 이미 해외언론에서 김건희 관련 부정적인 보도가 몇 차례 이어지기도 했다. 더욱이 해외순방 때마다 불거지는 김건희 명품 쇼핑 논란도 빗겨가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이 같은 발표가 국민들의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 김건희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단지 취임이후의 행보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그 전부터 문제시되었던 김건희의 사기행각과 학력 경력 조작 등의 문제 그리고 최은순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 문제가 누적되면서 폭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둡다 못해 블랙홀이 되어 버린 시국이다. 성난 민심을 달래는 미봉책으로 김건희 해외순방 배제를 결심했다면 윤석열과 대통령실의 심각한 계산 착오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대통령이 제시할 카드는 단 하나다. 그저 김건희 특검을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탄핵정국에서 윤석열은 그저 겸허히 탄핵을 받고 감옥에 갈 일만 생각하는 게 그나마 옳은 방편이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