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전도 김건희에 '무속 조언'한 명태균이?.."정말 기괴한 정권"민주당 추가 녹취록..명태균 "흉지 청와대 가면 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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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씨가 8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터는 뒷산 백악산(아들)과 북악산(아버지) 봉우리가 서로 등을 지고 있어 배신을 뜻하는 흉지다”
"아휴 내가 뭐라 하데?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거기(청와대)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
대선 이후인 2022년 4월 명태균씨가 지인과 통화한 녹취록으로 청와대 뒤의 북악산이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다”라며 ‘김건희씨에게 거기 가면 죽는다고 했는데, 본인 같으면 가겠냐’고 반문한다. 대통령실이 수천억 혈세를 낭비하며 청와대를 떠나 용산으로 이전한 이면에 드러난 사연이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청와대에는 단 하루도 발을 들이지 않으려 하는 것처럼 대통령실 이전을 밀어붙였다. 녹취에 나온 발언대로면 김건희씨는 명태균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서둘렀다는 설명이 성립된다.
더불어민주당은 8일 '명태균씨가 대통령 부인에게 청와대에 가면 다 죽는다고 했다'는 내용이 담긴 음성 녹취 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민주당은 명태균씨가 무속적인 시각으로 내놓는 발언이 영적인 것에 관심이 깊다는 김건희씨의 이목을 끌었고 믿음을 가지면서 국정운영에 무속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무속 논란은 대선 과정서부터 불거졌다. 지난 2021년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에 참석한 윤 후보의 손바닥에 적힌 '왕(王)자'가 포착됐다. 최근 강혜경씨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가 명씨의 조언을 듣고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일정을 변경했다”라고 증언했다. 강씨는 “해외 방문할 때 꿈자리 안 좋다, 비행기 사고가 날 거라 해서 일정을 변경했다"라는 명씨의 말을 전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9일 "무속이 아니라던 변명도, 국민소통을 위한 #용산_이전 이라는 해명도 모두 국민을 기만하는 거짓이었다"라며 "결국 명태균의 저 삐뚤빼뚤한 사진 한 장에 #합참이전, #미군기지 대체 이전까지 1조 원에 육박하는 국민 혈세가 날아간 것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 의원은 <명태균 말 한마디에 혈세 수천억이 날아갔다> 제목의 페이스북 입장문에서 "처음 명태균 보도를 접하며 의원실에서 그의 페이스북을 캡처해 뒀다.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던 내용들의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진중권 교수의 누나인 진회숙 음악평론가도 SNS로 "그러니까 대통령실 이전도 명태균이 말 듣고 한 거구나. 천공이나 백재권도 비슷한 말을 했으니까 이 세 사람은 청와대 입성 저지 무속인 연합 정도가 되시겠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데 김건희가 윤석열 데리고 자정에 청와대를 찾은 적이 있단다. (이건 팩트. 그때 공무원들 비상 걸리고 난리 났단다). 경호원은 밖에 있어서 그 안에서 무얼 했는지는 아무도 모름. 오밤중에 부부가 청와대에서 뭘 했을까?"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아울러 "이거 특검으로 다 밝혀내야 한다. 그 동안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은 이 정권의 이상한 행태가 다 이걸로 설명이 되는 듯하다. 정말 기괴한 정권"이라고 충격적인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명태균씨는 1970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창원대를 졸업, 이 지역 토박이로 살아왔다. 이후 휴대폰 대리점 지부장을 하다가 ‘전국114전화번호부’라는 텔레마케팅 업체를 차렸다. 2003년에는 종합광고와 인쇄출판 등을 하는 ‘좋은날’을 창업했다. 회사 운영은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7년 사업을 접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해 분쟁도 일어났다.
명씨는 2017년 '시사경남'이라는 지역 매체를 창간하고 다음 해에는 문제의 '미래한국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여론조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휴대폰 판매업, 텔레마케팅 등을 통해 확보한 전화번호 DB가 여론조사 등에서 여권 정치인들을 접촉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22년 5월 김건희씨 초대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당시 명씨의 직함은 ‘미래한국연구소 회장’이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는 이날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에 앞에 지팡이를 짚고 등장한 명 씨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저의 경솔한 언행에 대해 민망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폭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저는 폭로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그는 "이 사건은 돈 흐름을 파악하면 금방 해결된다"며 "나는 단돈 1원도 받은 것이 없다"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