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예견된 일이었다. 주가조작, 명품수수, 공천개입, 인사 개입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10%대로 내려가고, 절대 다수의 야당이 검사 및 감사원장을 탄핵 소추하자 비로소 윤석열이 결심을 한 것 같다. 하지만 윤석열이 이처럼 빠르게 비상계엄을 선포할지는 솔직히 몰랐다. 북한의 도발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무슨 천재지변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비상계엄이라니, 기가 막힌다. 윤석열은 담화문에서 다음과 같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이유를 말했다.
(1) 자유와 헌법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2) 종북세력과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3) 야당의 탄핵 발의로 행정부 마비 (4)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하지만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 네 가지가 모두 억지에 가깝다. 헌법 질서를 파괴한 사람은 바로 윤석열 자신이기 때문이다. 야당은 사돈네 팔촌까지 별건 수사로 압수수색을 해 기소하면서 자기 기족 비리는 증거가 명확한데도 무혐의로 종결했다. 자신을 비판하는 야당과 시민 세력을 반국가 세력으로 매도한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 그들이 종북 세력이라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 또한 야당이 방통위원장, 검사, 판사, 감사원장을 탄핵 발의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국회가 의결한 법안을 25개나 거부한 사람은 바로 윤석열 자신이다.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말엔 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나라를 44년 전 전두환 시대로 되돌려 놓고 무슨 얼어죽을 미래세대인가?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은 이어서 "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윤석열은 "이와 같은 조치는 자유대한민국의 영속성을 위해 부득이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기여를 다한다는 대외 정책 기조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드린다. 저는 오로지 국민 여러분만 믿고 신명을 바쳐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라며 "저를 믿어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비상계엄이 선포됨으로써 그나마 한국에 투자한 해외 자본이 모두 빠져나갈 것이며, 한국으로 오는 해외 관광객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파산해 거리로 나앉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거대한 분노의 민심이 결집해 광장으로 모여들 것이다. 물론 탱크와 총을 앞세운 계엄군이 막겠지만, 군인들이 부모형제들에게 총을 겨눌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회 계엄 해제 결의안 190명 재적에 190명 찬성 가결
무장한 군인이 국회로 난입한 가운데 계엄 해제 결의안이 190명 재적에 190명이 찬성해 가결되었다. 찬성에는 국힘당 의원 10여 명도 포함되었다. 이로써 윤석열의 반란은 1일 천하로 끝나게 생겼다.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되었는데도 윤석열이 이를 어기면 헌법 위배로 바로 탄핵소추될 수 있다. 국힘당도 탄핵에 다수가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한동훈이 “비상계엄령 선포에 반대한다. 국민과 함게 막겠다”고 선언해 국힘당 의원 10명 명이 가결에 찬성했다. 이로써 윤석열 탄핵에도 탄력이 붙게 되었다.
군, 경찰이 당장은 국회와 시민을 억압하고 탄압할 수 있겠지만, 박정희 전두환 세력이 그랬듯 그들의 말로는 험악할 것이다. 미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계엄령을 선포해 국민을 억압하려 하는지 참으로 기가 막힌다.
혹시 명태균이 녹취록을 다 깐다고 하자 겁이 난 것일까? 아니면 추경호 20억 수뢰설에 위기감을 느낀 것일까? 이유야 어쨌든 윤석열은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남은 것은 이땅의 양심 세력과 한판 싸우는 일밖에 없다. 국민과 싸워 이긴 정권은 없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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