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날 앞두고 5선 윤상현, 소장파 김상욱 탄핵 설전...승자는?윤상현 "민주당한테 정권 빼앗기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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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동료의원들에게 탄핵 찬성에 나서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국 정치권이 나아갈 흐름과 과거를 보여주는 꼭 기억해야 할 장면으로 소장파 초선 의원과 5선 중진 의원의 논쟁이 나왔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44·울산 남구갑)이 국회 본관 입구에서 "이대로는 보수가 절멸한다. 배신자는 윤석열입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탄핵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돌입한 이날 윤상현 의원(62·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이 다가와 악수를 청하더니 "정권을 뺏기고 싶지 않다"라며 탄핵 반대 논리를 펼친다. 하지만 법률가 출신인 김 의원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헌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우선 순위로 둔 입장을 강조하며 조목조목 반박한다.
국힘 내 소장파 기수로 꼽히는 김상욱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쫓겨나는 한이 있더라도 제가 해야 할 역할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정당과 정치인의 존재 목적은 국민과 국가를 위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표결에서는 대통령 탄핵 ‘반대’ 표를 던졌지만, 이후 탄핵 찬성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김 의원은 “탄핵이 미뤄지면 국가 경제적·사회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탄핵에 반대하는 의원들이)용기를 내서 이번 탄핵에 최대한 많은 여당 의원들이 같이 동참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앞서 윤상현 의원은 “비상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라며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동일한 논리로, 불법 계엄을 적극 옹호했다. 또한 탄핵 반대로 지역구에서 엄청 욕먹는다는 김재섭 의원에게는 "1년 뒤면 사람들 다 잊어 뽑아주더라"며 황당한 훈수를 두면서 당 내부에서조차 입단속 좀 시켜라" "문자폭탄을 부르냐"라고 뭇매를 맞았다. 야당은 "과연 쿠데타 순혈다운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을 총칼로 위협하고 개개인이 국민을 대변하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을 벙커로 체포할 계획까지 세운 대통령에게 "윤석열씨"라고 부른다고 조경태 의원을 나무라기도 했다.
윤 의원은 하나회 신군부를 동원한 군사반란으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씨의 전 사위다. 이후 롯데그룹 신격호 초대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딸 신경아씨와 재혼했다. 지금 온라인에선 푸르밀 불매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다음은 국회 안에서 '윤석열 탄핵' 찬성과 반대를 각각 대표하는 두 헌법기관의 8분간 논쟁을 발췌했다.
윤상현: 지난 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됐어요. 나 반대했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다고 해가지고 결국은 대한민국 체제를 탄핵시키는 우를 범했기 때문이야. 문재인 대통령 5년 동안 우리 대한민국 가치가 완전히 무너져버렸어. 그때 우리, 끔찍할 정도야. 그러면 22대 국회 들어와서 이재명 대표 민주당 보면서 뭘 느껴? 이분들이 만약에 정권을 잡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될 건가? 저는 그때보다 훨씬 더 어마어마한 무도한 행위가 일어날 거라고 보는 거야.
지금이야 우리가 그래, 탄핵에 대해서 국민 여론이 있다는 거 알아. 그래서 대통령이 응당 사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라 이거야. 그럼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국민들에게 어떤 책임을 질까. 그래서 내가 보기에는 당내 논의를 거쳐서 중지를 모아야 하는데, 물론 충정을 알아. 국민 여론에 부응하려는 충정도 아는데, 나는 김 의원이 보다 크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왜 나 같은 사람은 반대할까?
나 같은 사람은 반대해. 나 끝까지 반대할 거야. 왜? 윤석열을 지키기 위한 게 아니야.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거야. 대한민국의 미래와 후손들을 지키기 위한 거야. 박근혜 대통령 때 탄핵, 난 반대했어. 탄핵 찬성했던 의원들 그때 뭐라고 했어? 국민 여론의 80~90%가 찬성한다고 했지. 그럼 우리 중진들이 왜 그런 얘길 하는지 한 번 더 들어볼 필요성이 있어. 헌법적 절차에 맞는 건지, 이게 내란죄 구성 요건에 맞는 건지 학자들이나 우리 내부적으로 토론해야 되는데, 민주당의 선동에 내몰려가지고 쫓기다시피 그냥 다 순응해. 나는 순응 안 해, 절대. 오늘 또 브리핑할 거야. 나는 내란죄라는 데 동의 안 해. 적어도 헌재의 선고가 나올 때까지 내란죄라는 거에 대해서 유보를 해. 그게 우리가 가져야 할 국회의원들의 자세라고 봐. 그게 헌법정신이지. 이재명 대표 혐의가 몇 개야? 12개의 혐의를 가지고 있어, 12개 혐의. 한 번 봐. 12개 혐의를 갖고 있는데 떳떳하게 여의도 대통령으로 돌아다니시잖아, 어? 그래서 나는 그런 게 안타까운 거야.
김상욱: 내란죄와 탄핵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내란죄는 형사적으로 처벌할 문제인 것이고, 탄핵은 말 그대로 대통령으로서 자격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이렇게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만 가지고도 이미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의심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란죄라고 얘기하는데, 이 나라의 왕은 대통령이 아니라 헌정질서입니다. 그런데 헌정질서를 무장 군인을 통해서 무너뜨리러 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윤상현: 헌정질서라는 게 사실, 비상계엄? 나도 동의 안 해. 정당화될 수가 없어, 솔직하게. 헌정질서 얘기하는데, 우리 헌정질서에 대한 토론을 결국 헌재에서 하잖아.
김상욱: 그래서 탄핵이라는 것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자격이 있는지 여부. 그런데 지금 대통령께서 지난 보름간 해오셨던 행적들은 사실 저로 하여금 저의 입장에서는, 저는 철저한 보수주의자입니다. 보수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보수의 배신자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보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상현: 내가 얘기했잖아, 윤석열을 지키자는 게 아니라고 했지? 윤석열을 지키는 게 아니야. 대한민국 체제와 미래와 후손을 지키기 위한 거야.
김상욱: 그 대한민국 체제가 헌정질서입니다, 선배님.
윤상현: 그걸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 잘못한 것 모르나? 알아. 윤석열 대통령 잘못했어. 그래, 비상계엄? 나도 상상을 초월해. 정당화될 수가 없어.
김상욱: 맞습니다. 정당화될 수가 없습니다.
윤상현: 그래서 탄핵을 해서 그 후과로, 예를 들어서 몇 개월 안으로 대통령 선거가 이뤄지면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김상욱: 선배님, 그런데 그 부분은 국민들께서 선택하실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판단하고···.
윤상현: 예를 들어서 그럼 탄핵 이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된 다음에 누가 (대통령) 했어? 탄핵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정권 재창출할 수는 없어. 윤석열의 주검 위에서 우리는 올바로 설 수가 없어. 그때 우리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됐어(웃음).
김상욱: 저는 진영 논리보다 중요한 게 헌정 질서고, 누구를 대통령으로 세울지 선택하는 것은 국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이재명이 대통령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국민들의 선택권을 빼앗는 것도 어떻게 보면 헌정질서를 위협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저도 이재명이 싫습니다, 선배님.
윤상현: 그래서 나는 적어도 민주당한테 정권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상욱아. 나는 정권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나는 저 무도한 분들이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할까. 지난 22대 국회 들어와가지고 얼마나 많은 무도한 일을 했어.
김상욱: 선배님, 저는 지금 민주당에도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진영논리를 극복을 못 하면 서로가 서로를 절대 용납하지 못하는 상황만 반복될 겁니다. 그러면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똑같이 또 우리한테 줄 수 없다고···.
윤상현: 아니, 나는 개인적으로 진영논리를 떠나서 정치하고 싶은 사람인데, 상욱아. 나는 적어도 이분들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행태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 5년하고는 게임이 안 될 정도의 무도한···.
김상욱: 저희가 이번에 비상계엄을 하는 바람에 모든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재명이 여러 죄가 있지만, 비상계엄 같은 국가의 범죄는 아니기 때문에,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이 죄가 많다면 선택하지 않는 것은 국민들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상현: 그래, 너는 국민적인 여론만 보겠다는 거지.
김상욱: 아니요, 국민적인 여론이 아니라 제 소신을 말씀드리는 것이고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윤상현: 결국 헌법기관은 자기의 소신과 양심대로 하는 거야. 그건 어쩔 수 없어.
김상욱: 저는 헌정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걸 윤석열 대통령께서 정면으로 침해했다고 보기 때문에, 또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탄핵을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해야 하는 것이 우리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상현: 예를 들어서 여기에다 군대 동원한 건 잘못됐어. 부당 행위야. 그러나 우리 헌정질서적 측면에서 보면 왜 헌법학자들이, 오늘도 허영 교수(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나 이인호 교수(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나서서 고도의 통치행위다,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하는 걸 자제하면서 위헌성 여부를 판단한다는 게, 그런 것까지를 봐야 되는 거야. 국회의원은 적어도 그런 대법원 판례까지도 보고. 나도 헌정질서를 위해서 하는 거야.
김상욱: 선배님, 그래서 올리는 말씀입니다. 대법원 판례에도 비상계엄이든 이런 통치행위가 헌법이나 법치에 어긋나면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편집자 주: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여진 경우에는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심사할 수 있다.”(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윤상현: 아니, 너는 5·17 얘기하는데,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해서 5·17이 고도의 통치행위가 안 되는 거야. 그러면 12월3일 비상계엄하고는 다른 거야.
김상욱: 선배님께서는 12월3일 비상계엄이 합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윤상현: 아니, 합법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런 거에 대해서 우리가 한 번···.
김상욱: 법치에서 벗어나면 통치행위도 불법이고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는 거거든요.
<13일 인천 부평대로에서 펼쳐진 국민의힘 규탄대회 사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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