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펨코리아, 도박 개장·방조 혐의 고발 당했다.도박없는학교, 펨코를 도박 공간 제공, 방조한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가운데 하나인 에펨코리아(펨코)가 불법 사설 토토 운영을 방조한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는 펨코를 도박 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방조한 혐의로 지난 6월 9일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진=도박없는학교 제공 일요신문에 따르면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는 펨코를 도박 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방조한 혐의로 지난 9일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도박없는학교의 조호연 교장은 “펨코 운영진이 재산상 가치가 있는 웹사이트를 운영 및 관리함에 있어, 현금화 가능한 사이버 포인트를 이용한 도박 시스템인 ‘잉토’를 직접 운영하거나 이를 방조함으로써 관련 법률을 위반해 청소년을 포함한 취약 계층이 불법 도박에 쉽게 노출되게 만들고 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도박없는학교는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의 돈줄인 가상계좌를 동결시키는 등 실질적인 방법으로 청소년 불법 도박 근절에 앞장서 온 비영리 단체다.
고발장에 따르면, 도박없는학교 측이 제시한 펨코의 범죄 혐의는 크게 세 가지다. △‘잉여력 포인트’라는 명칭의 사이버 포인트를 걸고 특정 사안의 승패를 예측하는 방식의 도박 시스템인 ‘잉토’를 운영하면서 △이 잉여력 포인트가 외부 사이트에서 현금으로 거래되거나 환전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사실상 불법 도박이 이뤄지는 공간을 제공 또는 방치했다는 것이다.
잉여력 포인트는 게시글을 작성할 때마다 지급되는 일종의 활동 포인트다. 지급 포인트는 게시글 추천수에 비례한다. 추천을 많이 받은 게시글은 더 많은 포인트를 받을 수 있고, 반대로 비추천을 많이 받으면 오히려 보유한 포인트가 깎이기도 한다.
도박없는학교 측은 에펨코리아 내부에서 운영하는 게임을 통해 획득한 포인트가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와 같은 일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실제 화폐로 교환되고 있다고 했다. 사진=도박없는학교 제공
이렇게 모은 포인트는 잉여력놀이터 게시판에서 승부 예측 게임에 사용할 수 있었다. 해외 축구, 배구, 야구 등 각종 스포츠 경기의 승패에 포인트를 거는 것이다. 회원들은 잉여력 포인트를 걸고 토토를 한다고 하여 이를 잉토라고 불렀다. 베팅 시스템은 일반적인 스포츠토토와 동일했다. 다만 나이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게임을 연 담당자에게 3%의 수수료가 배분되기도 했다. 최소 베팅 포인트는 100 잉여력. 최대 베팅액에는 한도가 없었다.
문제는 이 포인트가 사이트 외부에서 현금으로 거래되는 등 사실상 환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베팅성 게임을 통해 획득한 게임머니를 환전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와 같은 일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실제 화폐로 교환되고 있다는 것이 고발인 측의 설명이다. 정해진 가격은 없었으나 잉여력 1만 포인트가 2만~3만 원에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를 두고 도박없는학교 측은 전형적인 제3자 영업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장은 “현금이 아닌 포인트를 걸고 한다는 점에서 일견 합법처럼 보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외부에서 현금화가 가능한 상황이다. 게임장에서 상품권을 받고 이를 외부에서 현금으로 환전하는 바다이야기나, 일본의 파친코와 유사한 구조”라며 “포인트가 현금화되는 순간부터는 ‘재산상 이익’이 되기 때문에 관련법에 저촉될 수 있다. 과거 채팅 사이트 ‘조이천사’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불법 도박이 이뤄져 처벌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게임머니나 포인트라 하더라도 제3의 장소에서 현금 교환이 가능하고, 운영자가 수수료 명목으로 일정액을 이익으로 취한 행위에 대해서는 도박개장죄나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처벌하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 작성자는 "잉토를 끊고 싶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포털사이트 캡처
누구나 접근 가능하기 때문에 청소년이 온라인 도박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크다. 실제로 한 포털사이트에는 “중학교 시절 펨코라는 사이트를 접하게 됐는데 지금은 하루종일 한다. 잉토를 하다 (포인트를) 잃으면 중고나라에서 현금으로 구매한 적도 있다”며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잠을 잘 수가 없다. 매일 펨코 글만 보고 있다. 도와 달라. 끊고 싶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조 교장은 “잉토에 중독된 회원들은 포인트를 구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승패를 예측하는 토토 게임 특성상 회원들이 승리하기보다 패배할 확률이 높고, 게임마다 3%의 수수료를 차감하기 때문에 펨코가 소소하게 지급하는 포인트만으로는 ‘잉토’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도박없는학교 측은 ‘포인트 전송 기능’을 본질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조 교장은 “통상 베팅 형태의 미니게임을 운영할 경우, 사행성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포인트 선물하기’ 기능을 넣지 않는다. 그런데 펨코 측은 해당 기능이 야기하는 문제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요신문은 6월 11일 펨코 측에 ‘문제가 되는 포인트 전송 기능을 없애지 않는 이유’와 ‘청소년들이 온라인 도박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물었다.
이에 대해 펨코 운영진은 국내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펨코 관계자는 “대다수 이용자는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으며, 운영진 역시 포인트 현금화를 금지·제재·단속해서 불법 행위를 막고 있다”며 “조절 불가능한 외부 서비스에서 일어나는 거래를 막기 위해 포인트 전송량에 제한을 두고 있고 포인트를 전송할 때마다 현금 거래 금지 안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의 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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