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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판, 아무것도 안나왔다 발표해라. '내가 책임진다' 지시

서울청, '증거분석결과 보내달라'는 수사팀 요청, 국가안보 이유로 거부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3/08/30 [20:45]

김용판, 아무것도 안나왔다 발표해라. '내가 책임진다' 지시

서울청, '증거분석결과 보내달라'는 수사팀 요청, 국가안보 이유로 거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3/08/30 [20:45]
 
용기있는 정의로운 경찰 권은희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의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경찰청장 김용판이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막는 등 수사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거듭 증언 하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가정보원의 '댓글작업' 의혹을 수사할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이 국정원 직원 김하영(29·여)씨를 증거 분석에 입회시키려 한 것으로 드러났고, 서울경찰청은 또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를 보내달라는 수사팀의 요청을 '국가 안보' 등의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고 권은희 수사과장이 법정에서 증언했다,
 
권 과장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디지털 증거분석의 범위 등을 두고 벌어진 서울경찰청과의 갈등을 자세히 진술했다.
 
                                                                              연합뉴스
김용판, 수서서장에 허위 발표 지시
 
김 전 청장이 수사를 책임지고 있던 이광석 서장에게 직접 전화해 증거분석 결과를 축소해 발표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권 과장은 "수서서 청문감사관을 통해 서장의 하소연을 전해들었다"며 "이광석 서장은 15일 김용판이 전화를 걸어 '아무 것도 안 나왔다. 발표해라. 내가 책임진다'고 하자 '네'라고 대답한 뒤 후회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16일 권 과장 등 수사팀과 미리 상의하지 않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국정원의 정치관여·선거개입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권 과장은 "수사팀이 19일 국정원 직원의 아이디와 닉네임을 확보해 인터넷 검색을 하니 문제의 댓글과 찬반표시가 쏟아졌다"며 "수서서장은 이런 보고를 받고 '서울청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구나'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서울경찰청이 증거분석 결과를 수사팀에 뒤늦게 전달하는 바람에 대선 전에 해야 할 수사를 할 수 없었다고도 말했다.

국정원 직원이 분석범위 지정해선 안 된다
 
권 과장은 "김병찬 서울경찰청 수사2계장이 '피고발인이 동의한 파일만 열람해 분석해야 사생활과 직무상 비밀을 보호하고 수사를 신속하게 할 수 있다'면서 (국정원 댓글녀) 김하영 씨를 증거분석에 참여시키려고 해 강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통상 디지털 분석에서 피고발인이 동의한 자료만 분석하는 경우는 없고 수많은 정보 가운데 선별한 자료만 분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씨가 사생활 정보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수는 있지만 분석범위를 직접 지정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권 과장은 국정원 직원이 임의제출할 때 제시한 조건에 따라 분석범위를 제한했다는 김 전 청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이 노트북에 저장된 특정 전자정보만 제출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의제출 확인서에는 김하영 씨가 자필로 쓴 분석범위에 대한 메모가 적혀있다. '문재인,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 글'로 분석범위를 지정했다는 것이다.

김용판은 이를 근거로 "압수수색이 아닌 임의제출이어서 당사자의 사생활 보호 등을 위해 분석범위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김용판 청장, 화내며 압수수색 막아
 
김용판이 사건 초기 김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막을 당시 정황도 좀더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김용판은 권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사 사건이라는 점, 검찰이 기각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들어 영장 신청을 막았다.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이광석 당시 수서경찰서장의 설득으로 '수사팀 방침대로 하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김용판은 오후 들어 태도를 바꿔 영장 신청을 강하게 만류했다.

권 과장은 "결과를 떠나 수사팀이 필요하면 영장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 근거 모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경찰에 입문해 7년 동안 수사과장으로 일했지만 구체적 사건의 압수수색 영장과 관련해 지방청장에게 직접 지시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고 증언했다.

이광석 서장은 김 전 청장과의 전화통화를 보고하는 권 과장에게 "오후에는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설득이 안 된다, 막 화를 낸다"고 서울청의 분위기를 전했다. 수사팀은 영장을 신청하려고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발했다가 돌아가기도 했다.

권 과장은 "아이디와 닉네임만 확보하면 바로 범죄사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경찰관이 아니라도 인터넷을 어느 정도 사용해본 사람이면 알 것"이라며 당시 압수수색이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에 우려" 분석결과 안돌려줘
 
서울경찰청은 중간수사 결과 발표가 끝나고도 수사팀에 증거분석 자료를 보내주지 않으면서 '국가 안보'와 '사회 혼란'을 이유로 댔다고 권 과장은 밝혔다.

김병찬 수사2계장이 '증거물을 돌려줄 경우 내용이 유출돼 국가 안보가 심각한 상황에 놓이고 사회 혼란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자료 송부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당시 수사팀은 브리핑 후 증거분석 자료를 보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12월18일 오전에는 이례적으로 서울경찰청에 회신요청 공문까지 보냈다.

권 과장은 "서울경찰청은 14일에 자료를 돌려줄 수 있었다. 수사팀은 마음이 급했지만 '잃어버린 5일' 때문에 해야할 수사를 못했다"고 강조했다.

수사팀은 대선 당일인 19일 새벽에 직접 서울경찰청을 방문한 뒤에야 증거분석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즉시 국정원 직원의 ID와 닉네임을 특정해 인터넷 검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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